
엑손모빌의 전년 연간 순익(일회성 항목 제외)과 비교하면 157% 급증했다. 557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익은 대형은행인 JP모건, 코로나19 백신 제약사인 화이자, 정보기술(IT) 대기업인 메타 등의 수익을 앞지르는 큰 규모라고 WSJ은 설명했다.
상황을 반전시킨 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석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향해 가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엑손모빌의 주식은 지난해 80%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또 다른 석유기업 셰브론 역시 지난해 365억달러(약 45조100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고 최근 발표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2021년 연간 순익의 2배를 넘는다.
호황을 맞은 석유기업들은 정치권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미국인들은 주유소에서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엑손모빌이 순익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석유기업들이 '전쟁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빗대며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경고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엑손모빌은 신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며 "미국에서 생산과 정제능력을 늘리는 투자를 하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초과 이익에 대해 더 높은 세금 등 제재를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