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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7%, 68.5% 감소했다. 지난 6일 공시한 잠정실적(매출 70조원·영업이익 4조 3000억원)과 엇비슷하다. 메모리 불황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줄어든 것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은 "당장에 시황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불황기에 더 적극적 투자로 압도적 지위를 유지해왔던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시황에 따른) 의미 있는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해 진행되는 생산라인 최적화나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자연적으로 이뤄지는 감산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차별화 지속 외에도 올해 하반기 본격화가 예상되는 고성능 고용량 DDR5, LPDDR5X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전환 등 투자를 단행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평택 캠퍼스 P4(4공장)와 새로운 반도체 전용 R&D(연구개발) 라인, 차세대 공정 개발 캐파를 포함한 R&D 역량 개발을 위한 인프라 등까지 아우른다. 경쟁사 대비 뛰어난 메모리 원가경쟁력도 삼성의 선택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업계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원가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의 적자발표 속에서 흑자를 유지한 배경"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