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고로 주상에서 한 직원이 1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며 쇳물 출선작업(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은 제강, 압연 등의 공정을 거쳐 자동차용 강판, 조선 및 건설용 후판으로 생산돼 대한민국 산업의 기초가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5조9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분기대비 14.6%, 전년대비 7.2% 줄어든 수치였다. 이익률의 낙폭은 더욱 컸다. 2759억원의 영업손실과 28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직전 3분기 영업이익이 373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순이익이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었다.
올해는 생산 정상화에 따른 매출 회복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손익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조선 시장 호황에 따른 후판 납품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자동차 강판 판매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임단협 종료에 따른 노조 리스크가 해소돼 고정비 인하가 기대되는 만큼 시황 악화 상황 속에서도 1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철강 시황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미국·신흥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철강 수요의 반등, 공급망 차질 완화에 따른 자동차 생산량 증가, 견고한 글로벌 선박 발주에 따른 수주잔량 증가로 국내외 수요 회복이 점쳐진다. 현대제철은 주요 제품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요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 하부구조물 제작용 후판과 인도네시아·카타르 LNG 생산 해양플랜트용 강재를 수주하는 등 에너지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 물량 확보에 집중한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건설용 강재 판매 확대와 저탄소 신원료 활용을 통한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대응 저탄소 제품 양산화 기술 개발 △모빌리티 전동화 대응 핵심 부품소재 기술개발 △디지털 업무 환경 고도화 및 독자적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철강산업 메가트렌드 대응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또 AI를 활용한 자동화 구현으로 스마트팩토리 등대공장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미국 중심의 전기차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체코 핫스탬핑 공장 증설을 통해 유럽향 핫스탬핑 수주 및 판매를 강화하고, 미국 현지 전기차 소재 판매 기반 확보를 위해 미국 전기차공장 전용 스틸 서비스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더디며 경영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수익성 중심의 경영활동을 강화하고 재무 안정성 확보에 집중해 경영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