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매일·신세계푸드까지...식품업계 외식사업 공들이는 이유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3.02.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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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매일·신세계푸드까지...식품업계 외식사업 공들이는 이유


식품업계의 외식사업 진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외식 시장 규모가 코로나19(COVID-19) 이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새 외식 브랜드 '오스테리아 스테쏘'를 출시하고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기존 외식사업부에서 운영하는 식당 '일치프리아니'에 이은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남부 시칠리아 도자기 공방을 콘셉트로 했다. 올리브, 토마토, 생모짜렐라 치즈 등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을 판매한다.

우유, 분유에서 고전 중인 남양유업은 예전부터 외식사업부에 공을 들여왔다. 대표 브랜드 '백미당'은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의 분쟁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백미당은 커피,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현재 7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과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이 함께 총괄하고 있다.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계약 파기 이유 중 하나로 '백미당을 넘길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할 정도로 실적이 양호하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을 분석해보면 외식사업이 포함된 기타 부분의 매출은 약 1910억원 정도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같은 기간 우유 부분의 매출은 3% 줄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존 철화, 철그릴, 일치프리아니에 이은 새로운 브랜드를 4년 만에 선보이게 됐다"며 "여러 회사가 외식 브랜드를 가진 상황에서 남양유업도 더 성장하는데 목표를 둬야겠다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를 추가 개점한 매일유업의 외식 사업도 순항 중이다. 폴바셋,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운영 중인 매일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외식사업 매출액은 누적 기준 1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이 밖에도 신세계푸드가 이달 오픈한 비건 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오뚜기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르밀 블랑제리'와 팝업 스토어 '롤리폴리 꼬도' 등도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외식사업이다. 농심은 '포리스트키친' 뿐만 아니라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삼양식품도 쿠티크 브랜드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를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외식 사업 진출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좋은 기회"라며 "식품업계가 판매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률이 1~2%에 머무는 식품업계에 비하면 수요가 꾸준한 외식업계는 수익성이 있는 편"이라며 "꼭 수익을 내지 않더라도 홍보용 매장이라도 운영해보자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외식 시장 규모는 2010년 68조원에서 최근 200조원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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