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코인' 앱토스, 465% 급등…코인판 '신흥강자' 등극?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3.01.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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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메타 코인'으로 불리는 앱토스(APT) 가격이 올해 들어 460% 이상 급등했다. 특히 국내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상승하면서 하루 거래량의 약 절반 수준이 국내 거래소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선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차익거래가 급등 배경이라는 분석과 함께 투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타 코인' 앱토스, 1월 들어 465% 급등
3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앱토스는 지난해 12월31일 약 3.4달러(약 4180원)에서 지난 26일 19달러(약 2만3400원)까지 약 465%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앱토스는 메타가 철수했던 스테이블 코인 '디엠'(Diem) 프로젝트 사업부의 핵심 개발자와 PM, 연구 인력들이 설립한 '앱토스 랩스'에서 나온 메인넷으로, 동명의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있다.



앞서 2019년 가상자산 '리브라' 출시 계획을 밝힌 메타는 각국 정부 반발에 부딪히자, 디엠으로 명칭을 바꾸고 달러에 가치를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 출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꺾이지 않는 규제 칼날에 지난해 1월 결국 이 사업을 정리했다.

앱토스 시세가 급상승한 배경에도 '메타 코인'이라는 후광이 컸다. 앱토스는 메인넷 출시 이전인 지난해 3월 미국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주도한 시드라운드에서 2억달러(약 2462억4000만원), 같은 해 7월 FTX벤처스·점프 크립토가 주도한 시리즈A 라운드에서 1억5000만달러(약 1846억8000만원) 등 총 3억5000만달러(약 4309억2000만원)를 끌어모았다.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산하의 바이낸스랩스도 지난해 앱토스 레이어(Layer)1 블록체인 관련 전략적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코인텔레그래프 등 블록체인 전문 매체들은 "파산 이슈가 있는 FTX의 자회사 FTX벤처스가 투자자로 포함된 만큼 투자자 우려가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코인베이스 벤처스 등 다른 투자자들이 참여 중이고 바이낸스가 전략적 투자를 발표하면서 (FTX 관련) 타격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앱토스 거래량 70% 이상이 업비트…"김치 프리미엄 영향"
/사진=코인게코 홈페이지/사진=코인게코 홈페이지
앱토스의 또 다른 강점은 확장성이다. 앱토스는 스마트 콘트랙트 병렬 처리 엔진 '블록STM'(BlockSTM)을 활용, 이론적으로는 16만 TPS(1초당 트랜잭션 처리량)를 달성했다. 주요 메인넷인 이더리움의 처리 속도가 10~15 TPS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가상자산 분석 데이터 업체 쟁글은 최근 보고서에서 "블록STM 적용 시 블록체인의 최대 TPS는 16만, 일반적으로는 60만 수준"이라며 "실제로 트랜잭션 검증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롤백'을 해야 하거나 '커밋'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 TPS는 이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롤백은 트랜잭션 처리 중 문제가 발생해 변경사항을 취소하는 것을, 커밋은 미저장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트랜잭션을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트랜잭션 처리 구조가 보안성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병렬 처리는 일정 주기로 생성된 블록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먼저 처리되는 순서대로 메인넷 등에 올리는 방식"이라며 "처리 과정에서의 벨리데이터(검증인)들이 만든 구조가 투명하게 점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거래 교란이나 이중지불 같은 문제 발생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앱토스 시세 급등이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차익 거래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와 투자자 주의가 당부된다. 국내에서 해외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앱토스가 거래되면서 투자자가 몰렸다는 뜻이다. 실제 가상자산 전문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앱토스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업비트(71.72%)였다. 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업비트 내 앱토스 가격이 바이낸스보다 약 1% 더 높은 편"이라며 "사실상 메타 코인이라는 것 외에는 아직 메리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무조건 낙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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