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와 갈등…헬릭 이어 휴마시스, 경영권 변경
소액주주들과 오랜기간 대립해온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도 작년 말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을 3자배정 대상자로 하는 350억원 규모 유상신주를 발행, 최대주주가 카나리아바이오엠(지분율 7.3%)으로 바뀐 것이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선영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27%에서 6.7%로 낮아졌다. 김 대표는 2대주주이자 CSO(연구개발총괄책임자)로 재직하면서 파이프라인 개발, 임상, 사업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열리는 주총에도 그는 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사내이사 중 결정되는 만큼, 김 대표가 다시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미래 불확실성 가중시킨 결정" 지적도또 다른 체외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 (2,715원 ▼25 -0.91%)는 작년 하반기 이어온 경영권 이전 계약을 최근 마무리했다. 거래 대상자는 진승현 대표와 사모펀드 루하프라이빗에쿼티다. 루하PE는 진 대표 지분 8.8% 600억원, 제3자배정 유증 227억원, 전환사채(CB) 400억원 등 총 1227억원을 랩지노믹스에 투자했다. 루하PE는 진 대표 남은 지분인 3.88% 의결권도 위임받았다. 지분율은 현재 16.16%, CB가 100% 전환되면 30.22%가 된다. 루하PE는 유입된 자금을 기반으로 미국 클리아랩을 인수하고, 랩지노믹스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단 포부를 밝혔힌 상태다.
팬젠 (6,060원 ▲70 +1.17%)은 이달 초 창업자인 윤재승 대표, 창업자인 윤재승 대표, 최대주주인 김영부 대표 등 10인이 지분 20.43%를 234억원에 크리스탈지노믹스, 화일약품에 매각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화일약품 측은 고분자 바이오 의약품 연구 개발에 전문성을 가진 팬젠과 상호 협력해 우수한 성능의 신약 후보를 발굴함과 동시에 기술이전 형식의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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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들의 잇단 지분 매각을 두고 시장의 반응은 회사별 온도 차가 다른 모습이다. 이달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이 알려진 두 회사만 봐도 그렇다. 휴마시스는 경영권 이전 소식이 반영된 이날 종가가 1만5800원으로 전일대비 9.4% 하락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소식이 반영된 25일 종가가 18만6300원으로 전일대비 14.6% 뛰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덴티스트리인베스트리먼트 측이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도 진행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회사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유가 다르겠지만 투자자에겐 해당 결정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리지 않고 되레 매각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문제가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일련의 흐름을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올해 M&A(인수합병)가 핫한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물론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마냥 기업의 악재로만 봐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해외는 기업 창업자가 대주주인 경우가 없다"며 "창업자인 교수는 지분을 10% 정도 가지고 나머지 지분은 투자 비율대로 나눠지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는 창업자 지분 희석 우려가 없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져서 진행된다"며 "기업들로선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