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수목극 ‘남이 될 수 있을까’(극본 박사랑, 연출 김양희)의 장승조가 거부할 수 없는 재간둥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제목은 마치 질문을 하는 듯하지만, 결말은 이미 ‘남이 될 수 없다’로 정해진 것 아닌가 하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설마 이혼한 주인공이 재결합하려나 기대반, 우려반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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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를 줘야 한다며 굳이 오하라가 소속된 로펌에 들어와 오하라 주변을 맴도는 구은범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구은범 역시 여전히 오하라를 향한 마음이 깊다.
게다가 최근 방송에서 구은범이 실제로 외도한 게 아니라 이혼을 하기 위해 외도한 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혼하고 싶었던 진짜 이유가 오하라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종의 권태기였다.
그런 하찮은 이유로는 이혼할 수 없기에 바람을 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됐다는 구은범의 변명은 황망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결혼생활 내내 구은범이 오하라에게 늘 양보했다는 사실을 오하라가 깨달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과연 두 사람이 재결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이혼 케이스들은 사랑해서 결혼했어도 이혼을 하겠다고 결심할 만큼 한 번 갈등의 골이 생기면 쉽게 회복될 수 없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그러니 오하라와 구은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나 구은범이 오하라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면서 오하라는 민재겸(무진성)과 연애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오하라와 구은범이 깔끔하게 재결합하기에는 큰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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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으로 아픈 만큼 더 성숙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판타지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보인다. 구은범의 경우를 비롯해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이혼 에피소드들에는 각각의 교훈이 있다. 각 에피소드들 속 메시지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잔히 울리고 있다. 소재 면에서는 ‘사랑과 전쟁’과 다를 게 없는 이혼 드라마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판타지를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남자주인공 구은범 역을 맡은 배우 장승조는 시청자들에게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오하라와 구은범의 재결합이 너무 판타지 같은 전개라는 우려 따위 우습지도 않게 내동댕이치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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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범을 용서하고도 남을 것 같은 마음이 들게 되니, 그 다음은 이왕이면 오하라와 재결합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커지는 수순이다. 그러니 ‘남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래도 어렵겠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하라도 이러한 구은범을 두고 고민하게 되리라 짐작할 수 있다. 재결합은 아니라도, 적어도 그냥 남이 되어버리기엔 아까운 전 남편이 아닌가. 극중에서도 이미 친구처럼, 동료처럼 지내고 있다. 오하라가 구은범을 과연 어떤 수식어로 옆에 남겨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