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조, 절대 '남이 될 수 없는' 재간둥이 매력남

머니투데이 조성경(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3.01.30 10:11
글자크기

'남이 될 수 있을까'서 강소라와 차진 케미로 꿀잼 선사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아무래도 어렵겠다. 미워하려야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다.

ENA 수목극 ‘남이 될 수 있을까’(극본 박사랑, 연출 김양희)의 장승조가 거부할 수 없는 재간둥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한 두 남녀를 중심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주인공들의 직업이 이혼 변호사여서 각종 이혼 소송 케이스로 법정에 서고 법률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심각한 듯하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져서 티격태격하는 이야기가 오히려 귀여운 드라마다.

제목은 마치 질문을 하는 듯하지만, 결말은 이미 ‘남이 될 수 없다’로 정해진 것 아닌가 하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설마 이혼한 주인공이 재결합하려나 기대반, 우려반 하게 된다.



주인공인 오하라(강소라)는 10년 연애한 구은범(장승조)과 결혼해 2년만에 이혼했다. 구은범의 외도가 이혼 사유였다. 그런 만큼 구은범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다. 그래서 눈으로 레이저를 쏘고 미운 말로 쏘아붙이기는 하는데, 가슴 속 깊이 애정과 미련이 남아있다.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위자료를 줘야 한다며 굳이 오하라가 소속된 로펌에 들어와 오하라 주변을 맴도는 구은범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구은범 역시 여전히 오하라를 향한 마음이 깊다.


게다가 최근 방송에서 구은범이 실제로 외도한 게 아니라 이혼을 하기 위해 외도한 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혼하고 싶었던 진짜 이유가 오하라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종의 권태기였다.

그런 하찮은 이유로는 이혼할 수 없기에 바람을 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됐다는 구은범의 변명은 황망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결혼생활 내내 구은범이 오하라에게 늘 양보했다는 사실을 오하라가 깨달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과연 두 사람이 재결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이혼 케이스들은 사랑해서 결혼했어도 이혼을 하겠다고 결심할 만큼 한 번 갈등의 골이 생기면 쉽게 회복될 수 없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그러니 오하라와 구은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나 구은범이 오하라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면서 오하라는 민재겸(무진성)과 연애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오하라와 구은범이 깔끔하게 재결합하기에는 큰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애당초 이혼한 커플을 다시 합치게 한다는 전개가 가당키나 한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혼을 작정하고 다루고 있는 드라마에서 너무 몽글몽글한 판타지를 그리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다. 아무리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위한 판타지라 해도 말이다.‘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으로 아픈 만큼 더 성숙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판타지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보인다. 구은범의 경우를 비롯해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이혼 에피소드들에는 각각의 교훈이 있다. 각 에피소드들 속 메시지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잔히 울리고 있다. 소재 면에서는 ‘사랑과 전쟁’과 다를 게 없는 이혼 드라마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판타지를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남자주인공 구은범 역을 맡은 배우 장승조는 시청자들에게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오하라와 구은범의 재결합이 너무 판타지 같은 전개라는 우려 따위 우습지도 않게 내동댕이치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다.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오하라에게 번번이 용서를 구하거나 이해를 바라는 장승조의 표정과 눈빛은 그야말로 ‘장화 신은 고양이’가 따로 없다. 능글맞으면서도 동시에 순수해 보이는 장승조 특유의 필살기다. 결코 구은범을 미워할 수 없게, 버릴 수도 없게 만들며 안방팬들로부터 면죄부를 받고 있다.

구은범을 용서하고도 남을 것 같은 마음이 들게 되니, 그 다음은 이왕이면 오하라와 재결합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커지는 수순이다. 그러니 ‘남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래도 어렵겠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하라도 이러한 구은범을 두고 고민하게 되리라 짐작할 수 있다. 재결합은 아니라도, 적어도 그냥 남이 되어버리기엔 아까운 전 남편이 아닌가. 극중에서도 이미 친구처럼, 동료처럼 지내고 있다. 오하라가 구은범을 과연 어떤 수식어로 옆에 남겨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