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 아들 살해→"기억 못한다"…남편의 거짓말 밝힌 비결은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3.01.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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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두 아들 살해→"기억 못한다"…남편의 거짓말 밝힌 비결은


아내와 두 아들을 둔기로 살해한 후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한 남편. 하지만 심리분석 결과 남편의 주장은 거짓임을 밝혀졌다. 수사를 담당한 수원지검 안산지청 수사팀은 대검찰청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은 30일 이 사건을 포함한 5건을 2022년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산지청 김재혁 부장검사와 정재훈 검사는 둔기와 흉기 등으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의 사건을 수사했다. 피의자인 남편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본인이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검사 등은 대검 통합심리분석(임상심리평가, 심리생리검사, 행동분석)을 통해 남편의 주장이 모두 거짓임을 밝히고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감이 증폭돼 범행으로 이어진 사실을 밝혀냈다.

대전지검 권성희 부장검사와 김혜주·정경영 검사는 9세 여자아이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의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1심을 뒤집고 2심에서 징역 2년과 법정구속을 이끌어냈다.

남성은 1심에서 추행 사실이 없고 피해 아동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권 부장검사 등은 대검 DNA 정밀감정 등을 통해 남성의 타액 등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고 보건연구관 증인신문과 감정에 관한 전문적·과학적 의견서를 제출해 판결을 뒤집었다.


54억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건에서 모바일 포렌식, 계좌분석 등을 통해 총책 등 가담자 3명을 직접 인지하고 2명을 구속한 수원지검 평택지청 김윤정 부장검사와 심기호 검사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 사건은 최초 고발 후 3년이 지나도록 총책을 특정하지 못하는 등 수사가 장기화 됐으나 과학수사를 통해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이병주 부장검사와 오광일 검사는 고소장 접수 후 3년6개월간 수사가 지연된 가상화폐 거래소 데이터베이스(DB) 조작 사건을 맡았다. 이 부장검사 등은 대검 사이버수사과로부터 피의자들의 전자지갑 전송내역 188건에 대한 가상화폐 거래 분석지원을 받아 자금흐름을 추적, 운영자 2명과 직원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반도체 기술 유출에 가담한 직원들을 재판에 넘긴 서울중앙지검 이성범 부장검사와 김대철·민은식 검사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 부장검사 등은 업체 서버와 관련자들 노트북,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영업비밀 자료와 범행 공모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하고 자료를 국외로 빼돌린 직원과 영업비밀을 취득해 중국에서 사용한 직원 등 9명을 기소(6명 구속·3명 불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나날이 복잡하고 교묘해지는 범죄 수법에 대응해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연구·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수사에 적극 활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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