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경영권 분쟁 일단락…찜찜한 환호 나오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1.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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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시스, 경영권 분쟁 일단락…찜찜한 환호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휴마시스 (1,759원 ▼39 -2.17%)가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회사가 크게 성장했고 주가도 1200원 대에서 2년만에 최고 3만4500원까지 뛰었다.그러던 휴마시스가 소액주주들과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간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회사가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휴마시스는 최대주주 변경을 진행했다.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된 회사는 경영권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안심하는 눈치나 일각에선 향후 진행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30일 휴마시스는 전 거래일 보다 1640원(-9.4%) 내린 1만58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27일 휴마시스는 차정학 대표 외 3인이 아티스트코스메틱과 650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차 대표 등의 지분(7.65%)을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의 모기업은 미래아이앤지 (1,145원 ▼54 -4.50%)다.

주당 인수가액은 2만5060원으로 공시당일 주가보다 43.69% 높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공시 당일 계약금 65억원을 휴마시스에 지급했고 다음달 28일 나머지 잔금 58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주들이 회사에 제기했던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신청 등의 소가 취하됐다. 휴마시스측은 경영권 분쟁이 끝나고 새출발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남궁견 미래아이앤지 회장도 "휴마시스의 주력 사업인 체외진단 키트 사업에 매진해 제품 개발, 판로 개척 등 역량을 강화하고 경영상 불안 요소가 모두 해소된 만큼 탄탄한 사업을 기반으로 신규사업 진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휴마시스, 경영권 분쟁 일단락…찜찜한 환호 나오는 이유는?

휴마시스 최대주주 변경…소액주주들 "주주환원 기대"
휴마시스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됐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7.65%인데 슈퍼개미 구희철씨와 다른 소액주주 4인이 휴마시스 지분 5.45%를 확보했다고 공시한 것.

이후 소액주주들은 휴마시스에 정관변경, 이사 선임, 상근감사 선임 등의 안건을 내걸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오는 2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선 최대주주와 구희철씨 등과의 표대결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업황이 꺾이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 휴마시스는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성행했던 지난해 1분기 20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3분기 영업적자 9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갈등은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소액주주들은 휴마시스가 이제 주주환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리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 빠른 체질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정채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일단 소액주주모임이 우려하던 CEO(최고경영책임자)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새로운 최대주주가 사업확장, 인수합병 등의 방향으로 휴마시스를 재정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뀌는 최대주주의 행보를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래아이앤지는 금융 컨설팅 업체로 판타지오 (283원 ▼6 -2.08%), 골드퍼시픽 (267원 ▼10 -3.61%) 등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주주다. 관련 기업들은 현재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향후 휴마시스의 유보율을 이용해 순환출자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휴마시스는 현금이 넘치는 업체라 자금활용성이 높다. 지난해 3분기 자본유보율이 1만2175.62%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非)바이오 업체인 미래아이앤지의 지분 인수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향후 경영 정상화 과정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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