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전기·석유에 이어 LNG까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기업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비용은 물론 온도 유지와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돼 올해 예고된 실적 악화 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주요 기업들은 불황 극복을 위해 유동자산 확보를 늘리는 추세지만, '난방비 폭탄'을 시작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되면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인상폭이 크게 오른 전기·원유에 더해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호소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달부터 킬로와트시(kwh)당 13.1원(9.5%) 올랐으며, 휘발유·경유는 4주 연속 상승세다. 전기요금으로만 국한해 봐도 사용량이 많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올해 최대 수천억원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력사용량은 2만 558기가와트시(GWh)다.
불황 극복을 위해 비핵심 자산·부동산을 처분하고 유동자산 보유량을 늘리는 추세인 기업들에게도 타격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250조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년 4분기(218조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6조원에서 31조원으로 유동자산을 늘렸으며, LG전자는 27조원에서 33조원으로 보유폭이 증가했다. 추가 비용 부담이 유동자산을 감소시키면 불황을 극복할 동력이 저해될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나 전기, 경유 등 제조업에 꼭 필요한 연료 가격이 오르는 것은 대부분 국내에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라며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최대 2025년까지 가격 인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안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