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4조원치 풀린 LG엔솔, 장초반 '보합세'…일단 관망?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3.01.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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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왼쪽)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왼쪽)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이 30일 장 초반 약보합세다. 주식 4조원어치가 30일 한번에 시장에 풀리며 '오버행' 우려가 있었지만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9시11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28% 내린 49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거래량은 평소 대비 많은 편이다. 오전 9시11분까지 장 개장 11분만에 36만여주가 거래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보유 주식 792만4939주(3.39%)가 1년간의 보호예수를 끝내고 이날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 현재 가격은 공모가 30만원 대비 68.67% 오른 상태다.



실제 시장에 유통되는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은 전체 주식의 13.15%, 약 4조원치다. 우리사주 물량이 풀리면 전체 유통량의 23.1%를 차지하게 된다. 주가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초 상장 과정에서 직원 9564명에게 1주당 30만원씩 총 815만4518주를 배정했다. 공모가 기준 총 2조4464억원치다. 우리사주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에 묶였지만 퇴사 등 이유로 792만4939주(지난해 9월말 기준)로 줄었다.

우리사주 1인당 평균 투자액은 2억5560만원, 현재 예상 평가액은 4억원이 넘는다.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보호예수 기간 종료 후 무조건 매도해야 하는건 아니지만, 수익률이 높아 차익실현에 나서는 물량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년새 시장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대출받아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상환 압박에 보호예수 종료 기간을 기다렸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주 고객사중 하나인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고, 2차전지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불확실성을 지운 점도 긍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57.9% 증가한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4% 늘어난 25조59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2.3% 늘어난 8조5375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이창실 부사장은 "작년 하반기 전기차(EV) 및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개선세에 따라 전 제품군 출하량이 증가했고,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판가 연동 확대 등에 힘입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85조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가 전년(670GWh) 대비 33% 성장한 89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북미 시장의 전기차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북미 시장은 올해에만 60% 중후반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반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유럽은 40% 중반, 중국은 20% 중반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5~30%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3000억원에서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날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 이벤트가 지나가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지수 편입비율 상향도 기대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6개월 보호예수 해제 후에도 유통비율 개선에 따른 코스피200 지수와 MSCI 등 해외 지수들의 편입비 상향이 이어지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이어졌다"며 "우리사주조합 지분 보호예수 해제 후에도 같은 자금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사주 오버행 이슈 해소 이후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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