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비 2만4000원 깎아주는데…41만 취약가구 혜택 놓쳤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3.01.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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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면 대상인지 모르거나 신청시기 놓쳐 누락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 /사진=뉴스1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 /사진=뉴스1


역대급 한파와 에너지요금 인상에 따른 '난방비 폭탄'으로 생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작 취약계층 41만 가구는 지난해 정부의 가스요금 감면 대상인데도 지원 방법을 몰라 혜택을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이 41만2139가구로 집계됐다.

정부는 취약계층 가구에 가스·전기 등 공공요금 일부를 감면해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가스요금 부담이 커지는 겨울철(12~3월)엔 2만4000원의 도시가스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대상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요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스스로 감면 대상인지를 모르거나 제때 신청하지 못한 취약계층이 혜택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뿐 아니라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71만3287가구, 36만3473가구가 감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최근 급상승한 가스비가 취약계층 생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예기치 않은 복지 사각지대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가스요금 감면과 별도로 연간 9만원씩 제공되는 에너지 바우처도 제때 신청하지 못해 날린 취약계층이 지난해에만 12만 가구가 넘었다. 전기요금 감면도 42만 가구가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대신 국가기관이나 지자체가 요금 감면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도시가스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막혀 계류된 실정이다.

한편 앞으로 난방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전 국민에게 3개월간 매달 10만원씩 난방비를 지원하는 '긴급 난방비 지원 추경'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동절기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2배로 확대하고,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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