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라피더스가 2027년까지 2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칩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는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라인을 만들고 2027년부터는 2나노 이하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일본이 1980년대 누렸던 반도체 대국의 영광을 되찾겠단 목표로 지난해 11월 8개 대기업이 연합해 세운 신생 회사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경쟁 기업들은 앞다퉈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5나노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TSMC와 달리 7나노를 주력으로 해 뒤처져있는 인텔도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지난달 말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라피더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현재 가장 고도화된 공정인 3나노도 아닌 2나노 양산 계획을 꼽아 밝히고 나선 것은 역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의도로 해석된다. 앞선 기술력이 곧 점유율로 이어지는 수주 경쟁 특성상 경쟁 기업들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입증해 단숨에 치고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이다.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1위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것을 업계가 '1위 탈환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평가한 것도 파운드리 시장 내 앞선 기술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업계는 인텔과 라피더스의 파운드리 분야 진출로 2025년~2027년 사이 세계 반도체 산업의 분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라고 봤다. 파운드리 '사파전'을 벌이고 있는 네 개 기업이 2나노 양산 계획을 밝힌 시점이 이 때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내놓은 '미래전략산업브리프'에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 경쟁구도는 2025년엔 한국-대만-미국, 2027년 후에는 한국-대만-미국-일본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으로, 세계 파운드리 경쟁구조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긴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