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K-배터리 소재 공장 북미행, 3월 이후 '속도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3.01.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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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이어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3월 전후 기술수출 심사 신청···"연내 허가 목표"

주춤했던 K-배터리 소재 공장 북미행, 3월 이후 '속도전'


포스코케미칼이 최근 정부로부터 양극재 기술 해외 수출을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배터리 양극재 주요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수출 심사도 속속 예고됐다. 이미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배터리 양극재 기업들이 심사 승인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한층 더 강화할 전망이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양극재 대표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이르면 오는 1분기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기술 수출 승인을 신청, 하반기 중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준비중이다. 또 다른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도 지난해 심사에서 한 차례 탈락했었지만 보완 작업을 거쳐 3월 이후 기술 수출 승인을 재신청한다.



이차전지 소재에 관한 특정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여겨져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로부터 기술 수출 승인을 받아야만 해외 공장에서 해당 기술로 제품 제조가 가능하다.

지난해 9월 엘앤에프는 '리튬이차전지 및 소재 관련 설계·공정·제조·평가기술 관련 기술 수출 승인'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대상 기술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최첨단 기술로서 해외 유출시 국내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부정적 영향 우려, 기술이전에 대한 구체적 사유 부재, 기술보호 유출방지를 위한 보안대책 부족 등의 사유로 수출 불승인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니켈 함량 90% 이상 양극재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유일 기업으로 여겨진다. 엘앤에프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와 합작법인(JV) 형태로 미국 진출을 검토했지만 제동이 걸렸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해외에 파트너사와 함께 짓게 된다는데 대해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들여다 본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3월 발표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세칙을 확인한 후 정부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IRA 세부사항에 맞춰 사업구조를 확정할 것이고 지난해 밝혔듯 JV 뿐 아니라 단독 공장 진출 형태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엘앤에프가 미국 조지아, 사우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이 후보지로 검토중인 것으로 추측하나 회사 측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들 두 업체에 앞서 지난 26일 정부로부터 양극재 국가핵심기술을 해외 생산기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GM과 합작사인 얼티엄캠을 통해 캐나다 퀘벡에 연 3만톤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2024년 6월, 완공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IRA 시행을 예고하며 소재·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현지에서의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유도중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뿐만 아니라 주요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지난해 잇따라 미국행을 발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부품이다. 올해 해당 작업이 가시화되면서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배터리 양극재 업체들이 한 번 더 성장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0.6% 늘어난 5조3569억원, 영업이익은 232.5% 늘어난 382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포스코케미칼도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66.0% 늘어난 3조3019억원, 영업이익은 36.3% 늘어난 1659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매출 비중이 58.7%를 기록,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엘앤에프가 밝혔듯 미국에서 IRA 세부지침이 발표될 3월 이후 배터리 소재 뿐 아니라 기존 배터리 기업들도 북미 투자를 추가로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미국 내 배터리 수급은 2024년까지 수요 대비 공급이 50% 수준에 머무를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확정짓기에 IRA에 여전히 모호한 해석들이 많다"며 "고객사, 주정부 등과 판가나 인센티브 등 협상을 지속해 나가면서 IRA 세부내용이 발표될 3월 이후를 기점으로 북미행을 확정지을 배터리 혹은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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