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韓? "日·네덜란드, 美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합류 결정"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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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합의·세부 사항 발표는 아직 없어…
'1년 유예' 삼성·SK 동참 압박 커질 수도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방침에 합류하기로 결정, 니콘· 도쿄일렉트로닉스(이하 일본)·ASML(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유입이 차단될 전망이다. 또 이번 결정으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한 바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이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 고위급 협상에서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방침에 합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3국의 협상 타결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적당한 시점에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이라며 "네덜란드와 일본의 대화 참여에 감사하다"고만 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히 일본 경제산업상은 28일 기자들에게 "(반도체) 수출 관리는 국제적인 협조하에 엄격히 실시하고 있다. 각국의 규제 동향을 바탕으로 적절히 대응하겠다"면서도 이번 협상에 대해선 외교적 문제를 이유로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3국이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협상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한 뒤 규제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5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업체를 보유한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동참을 촉구했었다. 닛케이는 두 나라 업체 제품에는 미국 기술에 의지하지 않는 것들이 있어 규제에 동참하지 않으면 통제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를 군사적 이용하는 것을 막고자 미국 기업이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도입했다.



미국의 요구에 일본은 이전부터 협조 의사를 밝혀왔고, 네덜란드는 중립적 태도를 보여왔었다. 하지만 계속된 미국의 압박에 결국 대중 반도체 규제 행렬에 동참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는 이미 ASML 장비 중 최첨단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 합의로 수출통제 범위를 일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내부 검토와 미국과의 조정 등을 거쳐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반도체 제조장치협회에 따르면 2021년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치 해외 판매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2조9705억엔(약 28조2491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중 수출액은 전체의 33%인 9924억엔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3국의 수출통제 공조가 현실화하면 중국의 보복 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반도체 시장에 '미·중 기술패권 경쟁'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통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세계 경제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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