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한 뒤 스캇 보라스 대표(왼쪽), 모친 정연희씨, 부친 이종범(오른쪽) LG 트윈스 코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보라스 코퍼레이션 SNS
키움 이정후.
김하성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하성은 미국서 개인 훈련을 하다가 소속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5일(한국시간) 이정후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었다. 그런데 계약에 앞서 이정후가 조언을 구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이 27일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 김하성은 이정후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동경하는 형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27일 출국을 앞두고 이정후에 대한 질문에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을) 하기 전에 미팅을 한다고 나한테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딱히 없었다. 결국 에이전트가 (이)정후한테 어필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인) 이종범 감독님도 계시고, 분명 좋은 선택을 할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잘 듣고 너에게 잘해줄 수 있는 에이전트를 고르면 된다. 결국에 야구는 네가 잘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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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는 선수에게는 천사, 구단에게는 악마로 불리는 협상의 달인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FA(프리에이전트)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초대형 장기 계약을 성사시켰다. 샌디에이고와 11년 총액 2억8000만달러의 빅딜이었다. 또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계약(5년 9000만달러)도 보라스의 작품이었다. 앞서 추신수와 류현진 등 한국 선수들과 함께 일해 국내 팬들에게는 더욱 잘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 계약에 앞서 에이전트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결국 본인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좋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김하성은 그런 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후배를 생각해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줬던 것이다. 이제 둘은 오는 3월 일본서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 함께한다. 둘이 함께 보여줄 환상 호흡에 또 한 번 관심이 쏠린다.
김하성(왼쪽)과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가운데), 이정후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