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진짜 열렸다...18만명이 선택한 블록체인 만능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3.02.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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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참깨연구소 김도현 대표, 최민규 CTO
세상의 모든 문을 열겠다는 목표…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 출시
이용자, 서비스 제공자, 디바이스 제공자 '3자 윈윈윈' 시너지 창출

참깨연구소 김도현 대표(왼쪽)와 최민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참깨연구소 김도현 대표(왼쪽)와 최민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스타트업 '참깨연구소'는 회사 이름만 놓고 보면 고소한 복음참깨를 만들 것 같은 농업법인 느낌이 나지만, 실제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공간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테크 기업이다.



2018년 설립 때는 '키위스마트락'이라는 사명으로 시작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업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사명을 참깨연구소(SESAME LAB)로 변경했다.

이는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의 대표적인 이야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중 도둑의 소굴을 여는 주문 '열려라 참깨(Open Sesame)'에서 따왔다. 세상의 모든 문을 열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담았다.



김도현 참깨연구소 대표는 "처음에 스마트 도어락을 개발했는데 단순히 도어락 영역의 하드웨어 회사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열쇠가 갖고 있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열려라 참깨'에서 참깨를 따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업무·생활공간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겠다는 의지에서 연구소라고 표현했다. 참깨연구소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차별화된 보안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버 불타도, 회사가 망해도 쓸수 있는 '디지털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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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연구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 출입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보통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가상화폐(크립토) 분야를 떠올리지만 이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접목한 것이 참깨연구소의 강점이다.


일반적인 디지털 키의 경우 중앙서버가 중단될 경우 공간 출입이 불가능해 이용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방식은 독립적으로 분산 운영되기 때문에 재난 상황이나 회사 폐업으로 서버가 멈춰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현 대표는 "카카오 먹통 사태처럼 화재로 클라우드 서버가 날아가면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출입 시스템은 회사가 망해도 쓸 수 있다. 열쇠는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용자에게 더욱 유용하다"고 했다.

최민규 참깨연구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지털 키는 각 회사들마다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안 수준을 이용자 입장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특정 집단이 임의로 바꿀 수 없어 보안성 측면에서 더욱 안전하다"고 부연했다.

최민규 CTO는 "스마트 도어락부터 시작해 무선통신기술을 적용한 공동현관 출입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를 구성한 경험을 토대로 안전한 출입·보안 솔루션을 필요로하는 업체들에 미들웨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키 '키링', 당근마켓보다 세밀한 하이퍼로컬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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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연구소의 대표 제품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 플랫폼 '키링(KEYRING)'은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공동현관 출입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키링 앱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공동현관 앞에 서면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비접촉식이기 때문에 공동현관 출입 시 아이를 안고 있거나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있을 때 힘들게 출입카드를 찍거나 비밀번호를 누르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키링은 단순히 열쇠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 김 대표는 "앱을 깔면 특정 아파트 거주민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당근마켓보다 더욱 좁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차 서비스나 침구류 청소와 같은 아파트와 밀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끼리 공동구매하는 소비성향도 앱 안에 담고 있다. '우리 동네'라는 서비스로 실제 비즈니스 모델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키링 이용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18만명으로, 부산·경남 등 지역을 확장해 연내 1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참깨연구소의 스마트 도어락 브랜드 '키위'는 이용자의 환경과 문 타입에 따라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출입관리 및 원격제어가 가능한 하드웨어다. 블록체인 기술에 적용된 가장 높은 등급의 SECP256r1 보안 알고리즘이 제품에 탑재됐다.

제품은 대부분의 문에 별도의 타공(구멍을 뚫는 가공) 없이 무타공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깔끔한 이전 설치가 가능해 향후 이사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경우 다른 제품으로 손쉽게 교체 가능하지만 하드웨어적으로 설치되면 바꾸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이용자 이탈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 법인 설립, 블록체인 비즈니스 동남아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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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연구소는 디지털전환을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을 겨냥한 스마트 오피스 시장에도 진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주거공간을 넘어 업무환경 등 열쇠가 필요한 인생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 최근 싱가포르에 첫 해외법인도 설립했다. 싱가포르 법인은 웹 3.0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구축과 함께 디지털 키 발급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의 공급에 나선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는 블록체인에 대한 규제가 잘 마련돼 있다. 참깨연구소의 블록체인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를 타겟으로 삼은데 대해 "선진국의 경우 무선보다는 유선이 대세를 이룬다. 그만큼 변화에 느릴 수밖에 없다"며 "동남아는 무선 시장 위주라 우리의 제품이 적용되기에 훨씬 더 수월하다. 고급 개발 인력과 인프라도 점점 더 잘 갖춰지고 있다"고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모두 갖춘 독자적 기업으로 성장"

참깨연구소 김도현 대표(왼쪽)와 최민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참깨연구소 김도현 대표(왼쪽)와 최민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참깨연구소는 궁극적으로 물리적인 열쇠가 없는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열쇠라는 영역은 가장 디지털화돼 있지 않다. 아직도 200여년 전에 사용했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세상의 모든 열쇠는 디지털화될 것"이라며 "홈 IoT 시장이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모든 물건들이 온라인으로 접속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디지털화 이후 열쇠는 어떻게 관리될 것인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도어락과 지문 인식 영역에서 역할을 하는 많은 하드웨어 회사들이 있다. 우리는 하드웨어보다 더 안전한 디지털 키를 만들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모두 갖춘 독자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민규 CTO는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 서비스 △디바이스 개발업체에 디지털 키 SDK 제공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기회 창출 △서비스 플랫폼 업체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등 3자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든다는 목표다.

그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기반 서버를 토대로 많은 업체들이 디지털 키와 관련된 서비스를 같이 만들고 확장해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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