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노후원전 수명연장 대세…원전업계 매출 안정성↑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3.01.2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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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바라카 원전. (한국전력 제공)UAE 바라카 원전. (한국전력 제공)


원전업계가 전세계적으로 노후화 된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난이 심화되고 탄소중립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원전을 찾는 국가가 늘고 있어서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국가들마저 원전 수명을 늘리는 추세라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중 3분의 2는 수명이 연장된다. 통상적으로 원전은 40년을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그렇지만 최근 미국에선 설계 수명의 2배인 80년까지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대 100년까지 수명 연장을 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원전 수명을 늘리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슬로베니아는 설계 수명 40년을 채워 올해 폐쇄될 예정이었던 크르슈크 원전의 수명을 20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슬로베니아의 이웃 국가인 독일과 벨기에도 마찬가지다. 2003년 탈원전을 선언한 벨기에는 원자로 2기의 수명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탈원전 국가인 독일도 지난해 폐쇄될 예정이었던 원전 3곳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오는 4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었던 일본도 원전 운전기간을 최장 60년으로 한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핀란드, 슬로바키아 등도 원전 수명연장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오는 4월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을 두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각국이 원전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탄소중립과 에너지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각국은 2030년까지 일정량 이상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원전 착공에 돌입해도 첫 가동까지 10년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분위기는 원전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자재를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압 조절 및 제어 시스템도 현대화하고 터빈 밸브와 댐퍼 등도 수리해야 한다. 원전 유지·보수 시장이 커지고 발전소 현대화 수요가 늘어난다. 신규 원전을 수주하는 것이 매출 규모가 훨씬 크지만 유지·보수 사업은 꾸준히 매출이 발생되기 때문에 원전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도 슬로바키아 모초브체 원전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수명을 연장하고 발전 효율성을 높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으로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등 주기기를 공급했던 해외 원전에서 유지·보수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18기를 수명연장을 통해 계속 운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국내 원전 유지·보수 사업의 주계약자인 한전KPS도 수익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수명 연장은 유지·보수 기간이 연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감을 더 오래 확보할 수 있다"며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므로 원전사업 운영 안정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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