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2018년 1월부터 컨퍼런스콜을 하지 않았다. 2016년 4월 첫 컨퍼런스콜을 시작한지 2년도 채 안 돼서다. 당시 LG이노텍은 향후에 컨퍼런스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날인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도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 않았다.
LG이노텍의 사업 구조가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치중된 점이 애플 의존도를 높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LG이노텍 사업은 크게 광학솔루션사업부와 기판소재 사업부, 전장부품 사업부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에 이른다. LG이노텍이 지난해 4분기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주요 공급망의 생산차질로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한 것 역시 애플과 관련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 조립을 주로 중국에서 한다.
LG이노텍은 전장과 기판 사업부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초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에 본격 투자를 선언하며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으로, 특히 PC와 서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등에 주로 쓰인다. 정철동 사장 역시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한 리스크 대응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판과 전장 사업을 키워 카메라모듈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완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 개최 여부는 기업의 선택 사항"이라며 "현재 공시와 주주총회, 사업보고서·지속가능보고서 발간, 투자자 대응관리(IR) 담당 부서와 전화 연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