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이냐 제품 기능이냐…'침대 형제' 이번엔 15초 싸움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1.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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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이냐 제품 기능이냐…'침대 형제' 이번엔 15초 싸움


매트리스 업계 최대 라이벌 에이스침대 (25,700원 ▼200 -0.77%)와 시몬스가 또 맞붙었다. 단가 인상을 두고 이달 초 신경전을 벌인 두 업체는 신혼부부와 새학기 수요를 두고 TV광고전에 돌입했다.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매트리스 시장의 매출 30~40%가량을 차지하는 두 곳은 형제 기업이지만 MZ세대(1980~2000년생) 고객 확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7일 매트리스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유명 배우를 앞세워 전통적인 스타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이미지 광고로 주목을 끌었던 시몬스는 제품 우수성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에이스침대는 2020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배우 박보검을 다시 내세웠다. 지난 14일 공개한 '좋은 잠을 꺼내 먹어요' 광고는 공개 열흘만에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섰다.



과거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끌었던 에이스침대는 최근에는 이른바 '박보검 침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공개된 광고 '좋은잠이 쌓인다' 캠페인은 5개월 만에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 에이스 침대 관계자는 "전형적인 침대 광고와는 달리 좋은 잠의 누적 효과를 보여주는 본질적인 침대의 가치를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브랜드 캠페인 '메이드 바이 시몬스'를 이달 초 선보였다. 과거 시몬스는 '침대 없는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를 소개하는 데 주력했으나 기능과 제조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걸로 변화를 줬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과 청결한 생산공정을 담은 광고 등이다. 시몬스는 자체 생산시스템인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1936가지 품질관리 항목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국가 공인 기준보다 높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게 시몬스의 설명이다. 최대 140kg 무게 물체를 매트리스에서 분당 15회 속도로 10만 번 이상 굴려 관찰하는 '롤링 테스트'와 100만 번의 스프링 탄력을 확인하는 내구성 테스트도 한다. 시몬스 관계자는 "'수면은 건강과 직결된다'는 메시지와 안전한 제품만이 세상에 유통돼야 한다는 소비자들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정공법 광고"라고 말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올해 초 단가 인상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시몬스가 이달 초 가격 제품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하자, 에이스 침대는 3년간 인상 이력을 언급하며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치부했다. 안정호 대표는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시몬스는)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힘들 때일수록 다 함께 가는 것,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시몬스가 다른 경쟁업체를 언급하며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점이다. 에이스침대와 템퍼, 씰리침대를 비롯해 코웨이와 한샘, 현대리바트 등 침대·가구·렌탈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스침대는 베스트 셀러 하이브리드테크 레드·블루는 5년 전 대비 약30~33% 올랐지만 시몬스의 윌리엄·헨리는 약 65~87% 올랐다고 반박했다.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는 형제기업으로 매트리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가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장남이고, 시몬스 침대의 안정호 대표는 안 회장의 차남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조원 규모이며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연간 6000억~7000억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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