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단지(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공사비용이 9089억원에서 1조1389억원으로 2300억원(25%) 늘었다. 공사 기간은 40개월로 종전보다 3개월 늘어 오는 2월 입주 예정이다.
공사비 인상의 주된 이유는 설계변경과 자재비와 인건비 등 인상에 따른 물가변동분 적용 등에 따른다. 보통 실착공 전이라면 협상을 통해 물가 상승률 반영이 가능하다. 다만 사업주체인 조합·시행사와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갈등을 빚거나 공사 중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사비가 오르면 분양가 또한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공사와 조합 간의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지(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일반분양 평당 분양가는 3829만원으로 책정했다. 소형 평수인 전용 29㎡ 4억 후반대~5억2000만원대, 39㎡가 6억7000만원~7억1500만원대에 달한다. 공사비가 기존보다 1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일반분양가도 높게 잡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에 대한 평당 분양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 7호선 반포역을 접하는 초역세권 대단지 아파트로 시장에서는 평당 6000만원 이상을 웃돌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GS건설의 요구대로 공사비가 더 늘어나면 일반분양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은 부담이다. 매수 심리가 여전히 꽁꽁 얼어있어 무턱대고 분양가를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 팀장은 "둔촌주공 사태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면 손실이 크다는 점을 조합들도 알기 때문에 그나마 공사비 협상이 일부 되는 것 같다"면서도 "조합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일반분양 수익금으로 상쇄하고 싶겠지만, 지금 시장 상황이 입지만 믿고 분양가를 높게 잡으면 분양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어 적정 분양가 산정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