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기동성과 화력을 갖춘 서방의 전차를 다수 확보하게 되는 만큼, 이번 지원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와 대립이 길어지는 만큼 서방의 주력전차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육군의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 /사진=미국 육군
바이든 대통령은 "되도록 빨리 (전차 운용을 위해)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원 규모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차 대대 규모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전차 대대는 31대로 편성된다.
미 육군의 주력전차인 M1 에이브럼스는 최대 시속 42마일(약 67km) 주행이 가능하고, 적외선 전방감시장치(FLIR), 레이저 거리측정기 등이 장착돼 주간·야간 전투 모두 가능하다. 또 120mm 활강포, 50구경 기관총, 7.62m 기관총 등이 장착되고, 화학·생물·방사선 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에이브럼스 전차는 세계 최고다. 이 엄청난 새 무기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장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실제로 받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지원이 기존 재고 물량이 아닌 새로운 전차를 조달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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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지원의 목적이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주권 방어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공격 의도는 없다. 러시아군이 러시아로 돌아간다면 이 전쟁은 오늘 끝날 것이다. 전쟁 종식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전차 지원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 대대 대원들이 지난 2019년 5월 20일 뮌스터 훈련장에서 훈련에 참가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2 최소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레오파르트2를 보유한 다른 유럽 국가의 제3국 재수출도 승인했다. 앞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위한 독일의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보유한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를 제3국인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위해선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독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유럽 동맹국의 지원 승인 요청 목소리가 커지고, 이에 따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분열 우려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숄츠 총리는 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럼스를 제공하면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지원도 끌어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독일과 미국의 전차 지원 결정은 "자유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숄츠 총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와 규모다. 우리 군대의 훈련 속도, (서방의) 전차 공급 속도와 규모"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은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