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합의 난항…'둔촌주공 갈등' 새 불씨 되나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3.01.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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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 마감일인 지난 17일 오전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현장. /사진=뉴시스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 마감일인 지난 17일 오전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검증 결과를 두고 다시 갈등을 겪을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실 보상금액 약 1조1400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받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는데, 조합이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면서다. 조합은 공사 중단에 따른 비용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 연장, 자재비 인상 등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인상분이 적절한지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해 12월 공사비 검증을 맡은 한국부동산원에 자료 제출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요구한 손실 보상금액 약 1조1400억원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조합의 요청으로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시작 시점도 오는 2월로 늦어져 결과는 4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둔촌주공 공사비는 2020년 6월 증액된 3조2000억원에 공사중단에 따른 손실 보상금액까지 합쳐 4조34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조합은 시공사업단이 청구한 손실 보상금액에 공사중단에 따른 추가 비용만이 아니라, 공사 중단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추가 공사 기간 연장, 자재비 인상 등이 포함했다고 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결과는 빠르면 4월에 나오지만, 그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빨리 합의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협상 과정에서 최종 합의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합이 철저한 검증을 예고한 배경은 추가 분담금 때문이다. 현재 둔촌주공 조합원 1인당 부담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은 평균 1억2000만원이다. 둔촌주공 원주민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없는 고령자의 경우엔 추가부담금 때문에 입주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조합은 추가 분담금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시공사업단과 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애초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결과를 그대로 수용키로 합의한 상태여서 조합이 추가 공사비를 문제 삼을 경우 또다시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증액된 공사비 3조2000억원을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해 4월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양측은 서울시가 중재에 나선 이후에야 4개월 만에 공사재개 방안에 최종 합의했고 지난해 12월 일반분양에 나서는 등 겨우 사업이 정상화됐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재개 최종 합의에 따라 공사비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돼 있어,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손실 보상금액 검증 결과를 두고 갈등이 커질 경우 제2의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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