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한 25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수원(경기)=공동취재단
앞서 전력거래소는 25일 전력수요에 대해 오후 5~6시, 85.8GW를 전망했는데 오전 9시에 전력당국이 예측한 하루 최대 수요를 넘어선 셈이다. 통상 겨울철 전력수요는 하루 중 오전 9~10시, 오후 5~6시 증가하고 최대치는 해가 진 저녁시간에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이날 최대전력 수요는 90GW에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록한 하루 기준 최대 전력수요인 지난해 12월23일 94.5GW였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당국은 비상대응태세를 가동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한전 본사와 지역본부, 협력·위탁업체 직원 4000명으로 구성된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대기 중이고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석탄발전 선제가동 준비도 마쳤다. 이날 오전 7시50분부터는 석탄발전뿐만 아니라 양수발전기까지 가동하면서 전력공급 능력을 끌어올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휴 기간 중 남은 전력을 이용해 양수발전을 가동했고, 예상보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 현재 전력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력 수요는 설 연휴 이후 조업이 본격화되는 26일 오전까지 증가하고 향후 기온 상승 등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겨울철 한파로 인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계의 공공요금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미 지난달 상당수 가구의 난방비 고지서에는 지난해 각각 38.4%, 37.8%씩 올린 도시가스요금과 열 요금이 본격 반영돼 평년보다 난방비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지역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관리비와 전기요금을 포함해 50만~70만원이 찍힌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인증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전기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했다. 가스요금은 겨울철 난방수요를 고려해 1분기 동결 결정을 했지만 지난해 인상분이 겨울철 난방수요로 체감되는 상황이다. 통상 12월보다 이듬해 1월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탓에 2월에 발송되는 관리비 고지서에도 '난방·전기요금 폭탄'이 예상된다. 또 한전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2분기 이후 공공요금 부담도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난방요금은 누진없이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구조로 지난해 초겨울 따뜻한 날씨 등으로 난방비 인상분이 체감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1월 사용분이 청구되는 2월 고지서부터는 지난해 올린 난방요금과 올해부터 오른 전기요금이 더해져 공공요즘 증가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