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행 편히 가나 했는데…영업시간 정상화 반대하는 노조, 왜?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오상헌 기자 2023.01.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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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시내의 주요 시중은행 ATM 앞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금융노사는 은행 영업시간 복구 막판 협의가 진행되면서 오는 3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시중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25일 서울 시내의 주요 시중은행 ATM 앞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금융노사는 은행 영업시간 복구 막판 협의가 진행되면서 오는 3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시중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은행권 노사가 지점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기로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들어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대했는데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됨에도 과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은행 고객들의 불편함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산업 노사는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 코로나19 확산 이후 단축된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교섭을 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금융 노사는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된 2021년7월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영업시간 단축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산별 교섭에서 금융 노사는 또 영업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근로시간 유연화, 주 4.5일 근무제, 영업시간 운영방안 등의 논의를 위한 노사 공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성실히 논의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TF는 이달 출범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협상에서 외부 법률 자문을 근거로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뒤라면 노사간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영업시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사측 관계자는 "산별 교섭 과정의 문구는 노사가 성실히 '논의'한다고 돼 있다"며 "노사간 '합의'가 있어야 영업시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해석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반면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선 노조원 설득과 노사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터 오후 4시까지로 30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일단 30일부터 영업시간 정상화를 권고하는 공문을 이날 개별은행에 보내기로 했다. 노조는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노조의 명분없는 반대로 은행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소비자 편익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전부터 노사 실무진끼리 계속해서 의견을 교환했다"며 "의무 해제 시 결국 정상화한다는 건 당연한 방향성이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 협조를 위해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명분이 오히려 퇴색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조속한 영업시간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은행 영업시간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게 은행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한다"며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생활 불편 해소 측면뿐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의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와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는데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은 지속되면서 국민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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