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빠져도 주가는 오른다…증권주 올해만 13% 상승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3.01.2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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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증권주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적보다 지수에 연동되는 증권주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 13.88% 상승했다. 이 지수는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14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개별 종목으로 보더라도 시장 수익률 대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화투자증권 (3,360원 ▼75 -2.18%)은 올 들어 38.72% 상승했고 SK증권 (596원 0.00%)유진투자증권 (4,235원 ▲120 +2.92%)은 각각 25.57%, 20.39%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7,410원 ▼80 -1.07%)은 12.99%, 삼성증권 (37,400원 ▼50 -0.13%)은 12.56%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8.59%다.

반면 실적은 반토막 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증권사 6곳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5곳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8.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 상승, 금융시장 불안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IB 등 사업 부문 전반에서 부진한 업황을 반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종이 기초체력을 회복하기까지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거래대금 축소, IPO(기업공개) 철회 등 증권사 핵심 영업지표의 바닥 다지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올 들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둔화돼 증권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시장 금리는 그보다 먼저 반응해 안정을 찾아가고 중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업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겠지만 그동안 수익구조 다변화와 자기자본 확대 등으로 기초체력을 올린 만큼 대응력도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우려가 감소해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따른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형성되는 점은 증권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주 주가는 증권업 실적보다 지수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증권업 지수는 실적이 아닌 거래대금 혹은 지수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했다"며 "거래대금이 증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최근 코스피 지수는 대형주가 견인하는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증권주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고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어 장기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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