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가속화…식품업계 '재벌집 아들·손자'의 등장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3.01.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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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담서원 오리온 수석부장, 신상열 농심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사진제공=각 사사진 왼쪽부터 담서원 오리온 수석부장, 신상열 농심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사진제공=각 사


식품업계 오너 3·4세들이 중책을 맡으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차남인 김동만씨가 최근 해태아이스크림에 입사해 경영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987년생인 김동만씨는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에서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 직위로 근무하고 있다. 형 김동환씨는 지난해 상무에서 승진해 마케팅 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빙그레의 3세 후계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그간 3세들의 행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그레 관계자는 "김동만씨와 김동환씨의 근무는 사실"이라며 "본격적인 승계나 후계수업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해 10월 사내 핵심 부서인 식품성장추진실로 배치됐다. 1990년생인 이 경영리더는 2013년 CJ에 입사해 2016년 CJ제일제당에서 근무했고 2021년 연말부터는 임원직급에 올랐다.



앞서 미주 사업을 총괄했던 이 경영리더는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 업무를 맡게 됐다. CJ제일제당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인 '플랜테이블' 등이 이 경영리더가 맡은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오리온은 최근 2023년 정기인사에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수석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1989년생인 담 상무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앞서 경영지원팀에선 해외법인관리, 예산수립 등 경영 지원 실무를 담당했고 올해부터는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서 경영기획, 신사업 발굴, 사업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상무도 최근 언론에 얼굴을 비췄다. 1993년생인 신 상무는 2019년 농심 입사 후 2021년 11월 구매담당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현재는 원자재 수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영업이익을 좌지우지하는 원자재 수급 업무는 가장 핵심적인 업무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0월에는 '파리 국제 식품박람회 2022'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씨는 지난해 6월 삼양식품의 콘텐츠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1994년생인 전 대표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해 2020년 경영관리 부문 이사로 승진한 바 있다.

업계에선 1990년대 전후에 태어난 식품업계 3세들이 학업, 유학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연령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3세가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하는 식품업계 공통 과제와 연관된 해외 유학파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계에서 오너가의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라며 "글로벌, 신사업 확대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가장 큰 목표인 식품업계에 오너가의 젊은 피 수혈로 변화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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