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미국발 물가쇼크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상향 돌파하며 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약세가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불과 3개월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반전되며 외국인 순매수가 밀물처럼 유입되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3.31포인트(1.39%) 오른 2428.57에 마감했다. 지난해말 종가(2236.38) 대비 8.59% 급등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7686억원 순매수로 9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기관은 288억원 순매수, 개인은 791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2023년 주식·채권·원화 '트리플강세' 시작됐다 외국인은 1월2일부터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5조43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진 한국과 중국 주식을 집중 매수 중이다. 특히 약세로 돌아선 달러가 외국인 매수 추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 달러 약세는 최대 호재"라며 "침체에서 회복 중인 아시아 시장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조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 구조적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에 가장 민감한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강세 때 한국주식을 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익을 얻게 된다. 따라서 달러 약세 국면에서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면 환차익과 주가 상승의 이중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초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한 가운데 선진국 대비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 조짐이 보인다"며 "전세계 투자자금이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는 경기 반등에 따른 주식시장 강세와 물가 둔화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식·채권·원화의 트리플 강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침체 & 기업 실적 먹구름...'불안의 벽' 기어오르는 증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 이익 전망은 비관적이다. 높아진 금리 여파에 소비가 침체되며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77곳의 영업이익 총합은 191조6164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7.8% 감소했다. 순이익 전망치도 157조5220억원에서 144조4189억원으로 8.3% 줄며 가파른 하향 조정이 이어진다.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시장은 항상 미래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제반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오른다"며 "지난해 주식시장이 올해 펼쳐질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면, 올해는 미래의 경기 회복을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2022년과 달리 2023년 들어 모든 상황이 '안정'과 '회복'을 가리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의 안정, 금리인상 속도조절, 달러화 초강세 진정 등 제반 금융지표가 모두 안정되고 있다"며 "올해 기업실적 감소가 예상돼 '초강세장'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하락한 시장은 단계적 회복세를 이어가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