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미국발 물가쇼크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상향 돌파하며 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약세가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불과 3개월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반전되며 외국인 순매수가 밀물처럼 유입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8원 내린 1231.7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고점(12월21일) 1439.8원 대비 14.4% 떨어졌다. 채권시장도 강세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5bp 내린 3.285%에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0bp 하락한 3.229%에 거래를 마쳤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 달러 약세는 최대 호재"라며 "침체에서 회복 중인 아시아 시장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조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 구조적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에 가장 민감한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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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때 한국주식을 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익을 얻게 된다. 따라서 달러 약세 국면에서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면 환차익과 주가 상승의 이중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초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한 가운데 선진국 대비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 조짐이 보인다"며 "전세계 투자자금이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는 경기 반등에 따른 주식시장 강세와 물가 둔화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식·채권·원화의 트리플 강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침체 & 기업 실적 먹구름...'불안의 벽' 기어오르는 증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 이익 전망은 비관적이다. 높아진 금리 여파에 소비가 침체되며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77곳의 영업이익 총합은 191조6164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7.8% 감소했다. 순이익 전망치도 157조5220억원에서 144조4189억원으로 8.3% 줄며 가파른 하향 조정이 이어진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3.31포인트(1.39%) 오른 2428.57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4.36포인트(2%) 상승한 732.33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내린 1231.7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3.1.25/뉴스1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시장은 항상 미래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제반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오른다"며 "지난해 주식시장이 올해 펼쳐질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면, 올해는 미래의 경기 회복을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2022년과 달리 2023년 들어 모든 상황이 '안정'과 '회복'을 가리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의 안정, 금리인상 속도조절, 달러화 초강세 진정 등 제반 금융지표가 모두 안정되고 있다"며 "올해 기업실적 감소가 예상돼 '초강세장'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하락한 시장은 단계적 회복세를 이어가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