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막아줬던 '일회용 마스크 원료', 폐 손상시켰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1.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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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일회용 마스크 주원료, 폴리프로필렌
1㎛ 이하 나노 플라스틱으로 인체에 침투할 경우
폐로 침투해 세포 손상시키고 각종 염증 등 유발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가 사용 후 처분 등을 통해 나노 플라스틱화돼 인체에 들어갈 경우 폐를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가 사용 후 처분 등을 통해 나노 플라스틱화돼 인체에 들어갈 경우 폐를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 '폴리프로필렌' 입자를 소량 흡입할 경우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최초 규명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과 일회용 마스크 주원료로 활용되는 물질이다.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1㎛ 이하 나노 플라스틱이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사용 후 폐기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이규홍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장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입자·섬유 독성학'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폴리프로필렌 나노 플라스틱이 호흡기에 노출될 경우 폐 손상이 유발되는 기전을 실험 동물과 세포주로 입증한 첫 번째 결과다.



연구팀은 나노 플라스틱 유해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플라스틱은 대기 중 부유해 인체에 침투할 수 있다. 그동안 1㎛ 이하 나노 플라스틱이 폐에 도달해 천식과 폐 섬유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나왔다.

하지만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는 일회용 마스크와 그 주원료인 폴리프로필렌에 대한 유해성은 검증되지 않았다. 폴리프로필렌은 가볍고 전기 절연 특성이 뛰어나며 낮은 수분 흡수율을 가진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과 일회용 마스크 주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폴리프로필렌 나노 플라스틱을 실험동물 기도에 서서히 떨어뜨린 후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나노 플라스틱은 폐로 침투해 손상을 유발했다. 특히 몸속에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침투했을 때 이를 막아내는 기능이 떨어지는 염증 반응이 관찰됐다.

또 인간 폐암 상피세포주(A549)에 폴리프로필렌 나노 플라스틱을 노출시켜 폐 손상 기전을 확인했다. 특히 나노 플라스틱에 노출된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세포 소기관) 손상이 일어났고,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신호전달경로(MAPK)를 통해 세포 손상과 염증이 나타났다.

이규홍 단장은 "이번 연구는 폴리프로필렌 나노플라스틱 흡입 노출에 따른 인체 유해성을 확인한 첫 번째 연구"라면서 "향후 나노 플라스틱과 흡입 독성 연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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