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가스비 급등에 기록적인 한파로 난방 수요가 증가해 다음 달 고지되는 난방비는 더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주택용 열요금은 Mcal당 89.88원, 도시가스 요금은 19.69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7.8%, 38.4% 올랐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고환율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2023.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에 많은 세대가 설 연휴 직전 날아든 '난방비 폭탄'에 모두 당황해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난방비가 고지서에 고지된 금액이 잘못 고지된 게 아니다. 죄송하지만 조정할 수 있는 게 없다. 문의 전화를 자제해 달라'는 방송을 설 연휴 전후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 아파트처럼 중앙난방을 쓰고 단열이 떨어지는 노후 아파트의 경우 개별·지역난방 대비 체감하는 난방 요금 인상 폭도 크다.
젊은이들이 거주하는 작은 원룸도 난방비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5평 남짓한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 백모씨(22)는 "지난해는 12만원이었던 난방비가 17만원으로 올랐다"며 "난방을 펑펑 쓰면서 따뜻하게 지낸 것도 아닌데 이렇게 큰 폭으로 요금이 오르니 생활비 걱정에 당황스럽다"고 했다.
시민들은 난방비 인상에 실내 온도를 낮추는 등 자구책을 나선 모습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 난방비 폭탄 명세서를 받아든 시민들은 경량 패딩 입기, 창문과 문틈에 방풍 커튼 씌우기 등 난방비 절감 요령을 공유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실내 난방온도 상한을 역대 최저인 17도까지 낮췄다.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부 한모씨(38)는 "아이들도 내복에 가벼운 외투를 입고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생활하는데도 난방비가 줄지 않으니 걱정이 된다"며 "안 오르는 물가가 없는데 허리 졸라매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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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고강도 자구노력만으로는 재무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인상은 불가피하나 저소득 취약계층 가구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을 통해 겨울나기에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