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 가천대 교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몇 년 후에는 교수, 프로그래머, 저널리스트 등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한발 더 나가 "챗GPT가 인간의 일을 인간보다 더 잘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화하는 것처럼 질문하면 챗GPT가 문맥이 완성된 짜임새 있는 글을 써준다. 또한 대학교 리포트를 쓰고 논문까지 작성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도 하니 교육현장에 큰 변화가 올 것임은 자명하다. 이 칼럼을 쓰는 데도 챗GPT에 제목만 넣었더니 불과 몇 초 만에 맞춤법 하나 틀리지 않은 원고지 5장 분량의 글이 금세 만들어졌다.
우선적으로 AI시스템이 비즈니스에 대해 학습하고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AI시스템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정보 및 보안문제로 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또 AI는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복합적인 분야인데 인재확보가 어렵고 공정하고 편견 없이 AI를 훈련하고 모니터링하는 과정이 복잡하다. 그리고 AI를 통한 의사결정을 할 경우 '블랙박스'와 같이 의사결정과정의 맥락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AI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면 어떤 접근방법을 택해야 할까. 지금까지 AI기술은 종합적인 '넓은' 분야에서 활용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있으나 '좁은' 영역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바둑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승부를 겨루거나 생산공정에서 불량품을 찾아내거나, 또는 글 초안을 작성하거나 요약할 때, 아이디어로 디자인 초안을 그릴 때 AI는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에 '넓게' AI를 직접 적용하기 보다 구체적인 프로세스에서 '좁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회사 전체의 업무에 적용하기보다 개별 작업과 기술을 자동화해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시범적용 분야를 정해 개발, 테스트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적절하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중 보틀넥이 되는 영역이나 고객, 직원에게 부담이 큰 영역에서 AI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