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에일 시리즈 3종/사진= 제주맥주
하지만 제주맥주 내부에선 스톡옵션 부여에도 시큰둥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수 행사가격이 현재 시세보다 되레 비싸서다. 이는 최근 주가가 하락한 때문인데 근본적 원인은 수제맥주 성장세 둔화다. 지난해 매출이 줄고 영업적자가 지속된 제주맥주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제주맥주의 주가는 현재 공모가 3200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다. 상장일인 2021년 5월26일 604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 수준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상법상 최근 3개월 평균 가격으로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정하게 돼 있는데 근래 주가가 더 하락하면서 행사가격이 더 비싸지게 됐다"면서 "스톡옵션 부여는 핵심 인력의 동기 부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수제맥주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381.4%, 2021년 234.1%로 세 자릿수를 기록하다 지난해엔 76.6%로 증가폭이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가정 시장 내 수요가 줄어든데다 이름만 바꿔 나오는 잦은 협업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커진 때문이다. 협업 제품으로 오히려 수제맥주 업체들의 자사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는 문제도 불거졌다. 또 수제맥주 열풍의 기반이 된 편의점과 수익을 나누다보니 수제맥주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계도 드러났다.
수제맥주업계는 무분별한 출시보단 차별화된 기존 상품에 영업력을 쏟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품군 확장을 최소화하고 스테디셀러인 오리지널 제품 '제주 위트 에일'에 집중해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