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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저어새, 월동경로 위치추적 놀라운 결과 "부모·자식이…"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3.01.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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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저어새, 월동경로 위치추적 놀라운 결과 "부모·자식이…"




천연기념물 저어새 세 가족의 부모와 자식개체의 겨울나기 이동경로를 최초로 확인한 결과, 이들이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 등지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에 성공한 천연기념물 저어새 세 가족의 부모개체(수컷 3마리)와 자식개체(수컷 5마리)에 각각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이들의 월동 이동경로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6월 저어새 세 가족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방사한 후 지난해 10월 초부터 11월 초 사이에 이동하는 각 개체들의 경로를 분석한 결과,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부모와 자식개체가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중 수컷개체(nhc2202, nhc2205, nhc2208) 3마리의 경우, 평균 시속 50km의 속력으로 최장 약 1624km를 비행해 대만에 각각 도착했다. 자식개체 5마리 중 4마리(nhc2204, nhc2206, nhc2207, nhc2210)는 평균 시속 47km의 속력으로 최장 약 967km를 비행해 중국의 푸저우, 윈저우, 상하이 등에 도착했다. 다른 1마리 자식개체(nhc2203)는 평균 시속 51km의 속력으로 약 1379km를 비행해 대만 타이중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중국 남부나 대만이 최종 목적지인 경우엔 상하이나 닝보, 타이저우 등을 경유해 며칠간 휴식도 취해가며 이동했다.

전남 영광 칠산도의 한 둥지에 있던 부모와 자식개체를 포획한 뒤 혈액으로 친자관계를 확인하고 위치추적기를 달았지만, 수개월 뒤 이동을 시작할 때엔 이들이 서로 떨어져서 신안, 군산 등 서해안의 다른 지역에서 각각 출발하기도 한다는 점도 이번에 밝혀졌다.

천연기념물 저어새, 월동경로 위치추적 놀라운 결과 "부모·자식이…"
문화재연구원은 "자식개체가 부모개체로부터 특정 이동경로를 교육받거나 학습하는 것이 아닌, 겨울나기를 위한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이동경로를 스스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저어새 이동경로 연구는 부모개체에 대한 포획과 추적기 부착의 어려움으로 번식한 어린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했으나 이번에는 부모개체와 자식개체의 이동경로를 비교하기 위해 처음으로 가족 단위 연구를 진행했다. 여름철새인 저어새 부모개체가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정확한 이동경로는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저어새 가족이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겨울을 난 뒤, 한국 서해안으로 돌아올 때 다시 가족이 같은 시간에 모이거나 같은 장소에 머무는 지 여부는 아직 연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다른 두 가족은 부모와 자식이 월동을 위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출발했으나, 한 가족은 동일한 장소인 영광의 갯벌에서 같은 날 출발했다.

저어새는 한국 서해안에서 추위를 피해 중국 남부와 대만으로 건너 간 뒤엔, 2~3년간 머문 뒤 번식을 위해 다시 한국 서해안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3940여 마리만 생존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한 천연기념물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저어새와 번식지를 함께 보존하기 위한 번식지 복원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칠산도 번식지뿐만 아니라 저어새가 겨울을 나는 중국이나 대만 월동지에 대해서도 현지조사단을 구성하여 효율적인 관리방안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어새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방사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저어새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방사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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