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실패"→"거래소 다시 열 수도"…FTX 새 대표 변심에 시장 환호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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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이 3세, 월스트리트저널 통해 CEO 임명 후 첫 인터뷰 "TF 구성했다"

존 레이 3세 FTX 최고경영자(CEO) /AFPBBNews=뉴스1존 레이 3세 FTX 최고경영자(CEO) /AFPBBNews=뉴스1


세계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붕괴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FTX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거래소 운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여파로 FTX 자체 발행 코인 FTT 가격이 급등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 내 'FTX 악재 해소' 기대가 높아졌다. 다만 회사에 물려 있는 고객들이 자금을 완전히 회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레이 3세 FTX CEO는 인터뷰에서 "회사의 고객과 채권자에게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되살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재개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레이 CEO의 이번 인터뷰는 지난해 11월 FTX 파산 사태 수습을 위해 CEO 자리에 오른 이후 첫 언론 인터뷰라고 WSJ은 설명했다. 그는 2001년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에너지업체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한 유명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FTX 파산신청 이후 CEO에 올라 구조조정 절차를 지휘하고 있다.

레이 CEO는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 등 FTX 고위 경영진들이 위법 행위로 기소됐지만, 일부 고객들은 회사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거래소를 재개할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TF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 일하는 이해 관계자 중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TF팀이 단순히 자산 유동화를 위한 거래소 영업 재개가 아닌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이 CEO의 이번 발언은 앞서 FTX 붕괴 사태를 "40년 경력상 최악의 실패"라고 맹비판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낸 FTX 파산보호 관련 문건에서 "내 경력을 통틀어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경영의 실패와 신뢰할 만한 재무정보가 완전히 부재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통탄한 바 있다. 또 FTX의 재무제표 부실과 경영관리 실패, 경영진의 고객 자금 무단 사용,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와의 잘못된 관계 등을 FTX 붕괴 원인으로 지적했다.


2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FTT의 최근  24시간 가격 추이 /사진=코인마켓캡2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FTT의 최근 24시간 가격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FTX에 대한 온갖 비판을 쏟아내던 레이 CEO가 불과 두 달여 만에 사업 개재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은 환호했다. 그간 시장을 압박한 FTX 붕괴 충격이 해소될 거란 기대에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며 FTX 자체 발행 코인인 FTT는 이날 레이 CEO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1코인당 2.6달러까지 40% 넘게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FTT 가격은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해도 22달러대였지만, FTX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추락했고 FTX 파산신청 이후에는 1달러대 아래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WSJ은 레이 CEO의 사업 재개 검토로 거래소 회생 가능성이 커지더라도, FTX의 보유 자산을 고려하면 고객들의 자금을 모두 돌려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TX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확보한 유동자산은 총 55억 달러(약 6조7732억원)로, 이 중 17억 달러는 장부상 현금, 35억 달러 유동성 암호화폐, 3억 달러 유동 증권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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