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원자력 관련 대중 소통으로 대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과학계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가 오면서 기관 위상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19일 과학계에 따르면 주 원장이 지난달 14일 취임할 당시만 해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들은 '교수 출신' 한계를 전망했다. 주 원장이 연구 커리어 초창기 14년을 원자력연에서 보냈지만, 그 뒤엔 20년 가까이 학계에 몸담으며 연구 현장과 떨어져 있어서다. 실제로 그간 교수 출신 출연연 원장은 대체로 기관 장악력이 떨어졌다. 임기 3년 중 1년 이상을 복잡한 출연연 시스템을 습득하며 사실상 외부 노출을 꺼리기도 했다.
주 원장의 전례 없는 소통 행보는 문재인 정부 5년의 영향이다. 그는 전 정부에서 거리로 나가 탈원전 반대운동을 펼치면서 국민들과 소통 필요성을 자각했다고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 확대의 대전제도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 원장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원 내부에 원자력전략본부를 신설해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사실 전파와 미래 정책 수립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자력연 내부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많다. 한 원자력연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공무원들은 그동안 R&D 기획·조정을 하면 지시하거나 평가하는 스탠스(Stance·입장)였다면 지금은 기류가 미묘하게 바뀌었다"며 "동등한 관계에서 소통하는 점을 보면 원장 효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현재 원자력연이 개발한 중소형 원자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수출 타진에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 복합 위기를 수출 중심 '경제외교'로 타파하겠다는 기조와 발맞추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