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추천' 공세 거세지는 행동주의 펀드…KT&G 주총 주목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1.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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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26일 소통 자리 예정(종합)

KT&G본사 전경 서울/사진=KT&GKT&G본사 전경 서울/사진=KT&G


지난해부터 KT&G (89,600원 ▼200 -0.22%)를 상대로 주주행동을 펼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사외이사 추천'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KT&G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되자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각기 다른 사외이사를 추천한 만큼 주총에서 표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9일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이하 FCP)는 KT&G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를 KT&G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공식 접수했다고 밝혔다.



FCP 측은 KT&G 이사회가 11일 만에 사장 후보를 추대한 것, 주가 폭락에도 대표이사 성과급을 인상한 것, 주주제안 답변을 이사회가 아닌 경영진이 회신한 것 등을 이유로 들며 KT&G 이사회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현 FCP 대표는 "두 후보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어 시가총액 10조가 넘는 KT&G 대표이사의 멘토와 엄정한 감독관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말했다.



차 후보자는 18년간 LG생활건강 대표로 재직하면서 주가를 22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8배와 17배로 성장시킨 전문경영인이다. 황 후보자는 8년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역임하면서, ADT캡스 이사회 멤버로서 임직원 스톡옵션 등을 도입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 대표는 "FCP가 제안한 안건에 대한 주주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 토론의 장은 오는 3월에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CP는 지난해 10월 'KT&G 주인 있는 회사'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하고, KT&G에 △인삼공사(KGC) 분리 상장 △주당 2만원의 주주환원과 분기배당 △자사주 소각 △분기말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 △평가보상위원회를 정관에 명문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후 FCP는 KT&G에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 이사회 미팅 등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KT&G의 또 다른 주주인 안다자산운용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서한을 지난 17일 발송했다.

안다자산운용은 그동안 KT&G에 △KGC 인적분할상장 및 리브랜딩 △사외이사 추가 증원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영입 등을 요청했다. 지난 9일에는 KT&G를 상대로 주주명부열람 가처분을 청구하기도 했다.

안다자산운용은 국내 명문대학교 출신의 재무·회계 전문가 교수와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담당 여성 임원 출신을 KT&G 사외이사 후보자로 세웠다. KGC의 인적분할 상장 후에도 리브랜딩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국인삼공사의 비등기 임원급으로 글로벌 마케팅, 유통 및 식음료 전문가들을 선별해 KT&G에 추천했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ESG투자본부 대표는 "KT&G에는 글로벌 회사 수준의 명망 있는 재무·회계 전문가가 부족하고, 여성 사외이사 수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우리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KT&G의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도우려는 것임을 KT&G 경영진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T&G 측은 주주들과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6일에는 주주, 시장관계자들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항상 주주 및 투자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적극 소통해오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오는 26일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해 그룹의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실행전략, 전체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 비전 및 성장 전략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법한 요건을 갖춰 들어오는 주주 제안에 대해서도, 향후 관련 절차를 통해 전체 주주들의 의견을 정중히 수렴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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