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커지자 하리보·포켓몬 협찬...70년 페인트업계의 변화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1.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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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사진=삼화페인트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사진=삼화페인트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2000년생)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주요 페인트(도료)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에선 독특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오프라인에선 이색 브랜드와 협업, 예술전시 후원 등으로 자사의 친환경 제품을 부각시키는 식이다. 70년이 넘는 전통 제조업인 페인트 산업에 불고 있는 새바람이다.

21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와 공임비 상승영향 등으로 간단한 작업은 직접하는 이른바 셀프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셀프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올해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들이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늘리고,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용량·친환경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다.



특히 페인트 업체마다 개성을 살린 독특한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1940년대 후반 태동한 국내 페인트 산업은 오랜 업력에도 불구하고 젊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력사업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MZ세대를 노린 활동에는 모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삼화페인트 (7,740원 ▲220 +2.93%)는 194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페인트를 선보이고, 첫 해외 수출 기록도 갖고 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삼화페인트는 환경운동가이자 사진작가인 카르푸셴코의 사진전에 친환경 페인트와 바닥재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를 비롯해 서울디자인 2022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전국에 승합차를 몰고 다니며 과일이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하는 브랜드 김씨네과일가게, 지난해 창립 75주년을 맞아서도 힙합 브랜드 크리틱(CRITIC)과 작업복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페인트 기업으로는 파격적 시도로 손꼽힌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와 협업해 인지도와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사진=노루페인트/사진=노루페인트
노루페인트 (9,290원 0.00%)는 예술 작업 현장과 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에 공식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프랑코 폰타나 사진전에도 협업을 참여했다. 예술의 전당 등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를 협찬하고, 한국에서 열린 포켓몬 미디어전시 '포켓몬 더 드리밍'에도 지원했다.

특히 온라인 공식 유튜브 채널 '페인트잇수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직원이 직접 알려주는 '페인트·인테리어'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2019년 9월 문을 연 유튜브 채널 누적 가입자수는 1만8000명, 누적 조회수는 938만회다.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압도적인 우위다. 방송인 노홍철과 협업한 독특한 콘텐츠로 주요 소비층인 30대 전후 구독자의 눈길을 끈다.


KCC (248,000원 ▲2,000 +0.81%)는 독특한 온라인 광고로 승부를 보고 있다. 주류에서 벗어난 이른바 B급 감성 광고로 2020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KCC는 가수 KCM(강창모)와 협업한 광고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1040만회를 넘어섰다. 배우 성동일이 출연한 2020년 광고도 누적 조회수가 880만회를 넘어섰다. 채널 전체 조회수는 7100만회를 넘어선다.

페인트 기업들은 MZ세대를 겨냥해 친환경 제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KCC의 숲으로 시리즈를 비롯해서 노루페인트의 순&수 향균, 삼화페인트의 아이생각 등이 대표적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페인트 수요가 늘면서 특유의 화학약품 냄새와 유해 물질을 줄인 제품이다. 페인트 업계관계자는 "B2C(기업 대 개인)시장의 주력인 젊은 층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KCC 페인트 광고 영상 화면캡쳐./사진=KCCKCC 페인트 광고 영상 화면캡쳐./사진=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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