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 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체 백신 무역수지는 8억800만달러(1조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9억4100만달러(1조1651억원), 수입은 17억4900만달러(2조1656억원)였다.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2021년 18억3600만달러(2조2750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8~2020년 평균 무역수지 적자인 1억3500만달러(1672억원)보다는 크게 늘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 연구센터는 "지난해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등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변이 발생에 따른 후속 개량백신 개발 지연·경제성 부족·개발 및 인허가 경험 부족으로 백신 주권 확보 추진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백신 자급률은 35.7%에 불과하다. 전 세계 상용화 백신 28종에서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은 10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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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더 다양한 제품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2010년 이후 국내 기업들은 주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투자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해 WHO-PQ(세계보건기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WHO Pre-Qualification)를 획득한 인플루엔자 백신 제품만 10개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 수요가 적은 백신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피내용 결핵(BCG) 백신과 수막구균 백신이 대표적이다. 피내용 결핵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여러 번 공급 중단 사태로 위기를 겪었다. 현재 GC녹십자 (111,100원 ▼400 -0.36%)가 'GC3107A'라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결핵 백신을 개발 중이다. 수막구균 백신은 2021년 글로벌 제약사 GSK가 무려 1년간 국내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 (13,830원 ▲390 +2.90%)가 유일하게 수막구균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도 백신 주권 확보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2021년 8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이 발표됐다. 당시 정부는 K-글로벌 백신허브화 사업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바이오사이언스 (57,500원 ▼800 -1.37%)가 국내 제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가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
올해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예산은 89억8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백신 기반기술 개발 사업에는 103억5000만원이 책정됐다. 공공백신 개발 지원 사업에는 101억원이 투입된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향은 국내 백신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내 개발 백신을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시켜 어느 정도 매출 확보를 가능케 하는 것도 중요한 간접적 지원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