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K-디스플레이의 봄 오나…지원 단비 맞은 업계 "중국과 초격차"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1.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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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이번 개편안을 계기로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올려다보지도 못할 만큼 격차를 벌려놔야 합니다."

19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 관계자는 국가 차원의 산업 지원책이 잇따르는 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부는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과 대내외 여건 악화, 주요기업 실적 부진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국가전략기술 지정 등 대대적인 지원안을 발표했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기술력 격차를 벌려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대대적인 지원에 나선다.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시 높은 수준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 부문을 신설하고 패널 3개·소부장 2개 분야 등 5개 분야를 신규 지정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중견·대기업은 30~40%, 중소기업은 40~50%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



디스플레이 부문 정책금융(특정한 목적으로 지원되는 대출)과 직접투자액도 대폭 확대한다. 산업부는 전날 열린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애로 해소 기업 간담회에서 올해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시장창출 및 소부장 R&D에 2115억원을, 디스플레이 분야에 9000억여원의 정책금융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국내외 여건이 기업 역량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 정부와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원안이 올해 초부터 잇따르는 데에는 업계 전반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부문 수출은 전년대비 1.1% 감소한 211억 달러(한화 약 26조1429억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오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실적도 하락세다. LCD 패널 판매가가 하락하고, 세트(완성품) 업체의 패널 재고 조정 지속으로 출하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K-디스플레이' 추격에 나선 중국의 기술 굴기(도약)도 매섭다. 막대한 보조금과 저렴한 인건비로 저가 물량공세를 감행해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LCD 시장을 뺏은 뒤 소형 OLED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소형 OLED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공급을 올해부터 중국 업체 징동팡(BOE)에 맡기거나, 2025년 중국의 글로벌 생산량이 47%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암울한 전망도 잇따른다.

업계는 지난해 가동률이 급감한 국내 디스플레이의 반전 계기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플렉서블(휘어지는)·폴더블(접히는) OLED 등 기술력이 필요한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격차를 유지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 위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지원 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만·미국 등에 비해 한국은 아직 (지원안이) 미흡하다"라며 "국내에 연구개발이나 설비 투자를 늘릴 유인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원안을 계기로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국가가 이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5개 디스플레이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환영한다"며 "장비 부분품에 대한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경쟁국과 기술 차별화가 가능한 OLED 패널 등을 지원하면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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