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진 탈출 시동 거는 현대차, 중국서 상무급 대거 교체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3.01.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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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중국에서 처음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2021.4.19/뉴스1  사진은 중국에서 처음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2021.4.19/뉴스1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현지에 배치된 상무급 임원진을 대거 교체했다.

1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진행한 인사에서 중국 현지에 적합한 신차 개발 역할을 맡은 중국 기술연구소의 임원들을 물갈이했다. 우선 중국기술연구소장과 중국선행디지털연구소장을 맡았던 전범준 상무가 물러났다. 김충열 중국기술연구소차량설계실장과 조영환 중국상용기술연구소장, 이경태 중국지원팀장도 이번 인사에서 교체됐다.

현대차는 북경현대기차에서 류현우 구매본부장과 오준연 사업관리본부 상무를 보직에서 해임하고 본사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 공시에 따르면, 중국에 배치된 상무급 인사는 20여명으로, 이중 약 30%인 6명을 교체하면서 일부 업무를 축소했다.



신임 중국기술연구소장과 중국선행디지털연구소장은 오형석 준중형EV총괄PM장이 맡는다. 이동현 클로저설계1팀장이 신임 중국기술연구소차량설계실장으로, 강기원 중국총괄PM장은 신임 중국상용기술연구소장이 됐다.

현대차는 실무진인 상무급 임원 교체로 중국 전기차 전략을 본격 가속화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중국을 위해 별도로 개발한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EV6 등 그룹의 주력 전기차 SUV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오형석 상무를 신임하면서 힘을 실어준 셈이다.



중국은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6년 179만대를 판매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 사태'를 맞았다. 급기야 2021년에는 판매량이 50만여대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40만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은 1.68%에 그쳤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시장이다.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의 약 23%를 차지했다. 이는 유럽(17%), 미국(9.4%)보다 훨씬 앞서는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증가분의 66%인 173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EV6 등 E-GMP 기반 전용전기차를 필두로 완전전동화를 목표로 세웠는데, 중국 없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만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지키던 테슬라도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 비야디(BYD)에 밀려나는 등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시점이다. 중국을 평정한 BYD는 유럽과 아세안 각국 등으로 수출량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대차는 중국 시장 공략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일 신년회에서 "전동화 역량을 이어가 리더십을 확고히해야 한다"며 "어려웠던 중국사업과 상용사업 등은 반드시 정상화해야하는 중요한 한 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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