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99) 전 미 국무장관/AFPBBNews=뉴스1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전쟁 전만 해도 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다"면서 "우리가 지금 본 것(전쟁)과 정확히 같은 과정을 시작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계속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휴전에 도달하거나 휴전 관련 예비 논의가 성사되기 전까지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키신저 전 장관은 이번 전쟁 후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국제 체제에 재합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핵무장 국가의 불안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전쟁 중에도 러시아와의 대화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개전 직전 이상의 영토를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2월 침공 후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모두 수복한 뒤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크림반도)까지 되찾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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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국 국무장관을 지내며 동서 진영 간 데탕트(긴장완화)를 설계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공로로 197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미·소 냉전의 산증인이자 국제정치학계의 대부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