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이 팀 공격 성공 이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의 아산 우리은행전 출사표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건 맞지만, 그래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는 "우리은행은 워낙 강하고 스피드도 있고, 리바운드도 된다"며 "그래도 뭐든지 도전하고, 또 해보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이날 신한은행은 전력에도 변화가 있었다. 구나단 감독은 "독감 걸린 선수들이 있고 몸 상태가 안 좋은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몸상태가 안 좋은 유승희는 4kg 정도 체중이 감량했다. 이날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인천 신한은행 김진영(오른쪽)이 18일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한때 21점차까지 리드를 잡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신한은행은 이후에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의 맹추격이 이어지던 3쿼터에도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우리은행이 점수차를 좁히기 위해 애를 쓸 때마다 김진영 이경은 구슬의 3점슛이 연이어 림을 깨끗하게 통과했다. 두 팀의 격차가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은 것도 신한은행의 자신감 넘친 공격 덕분이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우리은행이 선두팀답게 쉽게 무너지지 않으면서 4쿼터 막판 반격의 불씨를 지폈다. 실제 21점 차까지 벌어졌던 두 팀의 격차는 4쿼터 중반 한때 74-74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이날 신한은행의 집중력은 15연승에 도전하던 우리은행보다 더 높았다. 이경은이 다시 균형을 깨트린 뒤, 상대 턴오버를 틈타 3점포까지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경기는 신한은행의 81-78 승리로 막을 내렸다. 15연승에 도전하던 우리은행의 기세를 신한은행이 꺾는 순간이었다.
구나단 감독은 경기 후 "너무 좋다. 너무 좋은데 마지막 4쿼터 초반 5분을 잘 못 버텼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해서 이겨서 좋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날 30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김진영에 대해서는 "초반엔 우리 팀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해를 잘못하고, 콘셉트를 잘 몰랐지만 점점 성장해 나가는 것 같다. 너무 잘해줘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박수를 보냈다.
선두 우리은행의 15연승을 저지한 뒤 기뻐하고 있는 인천 신한은행 선수들. /사진=W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