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美 휴미라 시밀러 대전…셀트리온·삼성에피스 경쟁력은 고농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1.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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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암젠 '암젠티바' 시작으로 연내 10개 시밀러 현지 출시 예정
셀트리온·삼성에피스 7월 나란히 출시…역대 최대 시밀러 시장 도전장
고농도 제형 공략으로 경쟁 우위 확보…상호교환성 임상 통해 중장기 대비도

'26조' 美 휴미라 시밀러 대전…셀트리온·삼성에피스 경쟁력은 고농도


연간 26조원 규모의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격전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달 말 암젠을 시작으로 하반기 9개 시밀러가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하반기 시장에 진입하는 셀트리온 (183,800원 ▼400 -0.22%)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대표사도 각 사별 강점을 내세워 패권 다툼에 뛰어든다.



19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양사는 오는 7월 나란히 미국 시장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1일이 출시 예정일로 꼽힌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지난 2020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1위를 내주기 전까지 10년 연속 단일품목 매출 왕좌를 지킨 초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지난 2021년 글로벌 매출액은 316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에서 전체 매출의 65.5%에 해당하는 207억달러(약 26조원)의 매출을 거둬 들였다.



애브비는 그동안 특허권을 기반으로 미국 내 독점적 판매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특허 만료 및 합의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가능해진다. 역대 최대 단일품목 시밀러 시장 개화에 다수 기업이 진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미 8개 품목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완료했고, 허가 진행 중인 품목을 합치면 10개 품목이 경쟁을 펼치게 된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하는 품목은 이달 31일 출시가 예정된 암젠의 '암제티바'다. 상반기 출시되는 유일한 품목이다. 선점에 따른 우위가 예상되지만 저농도 품목 한계에 시장 장악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휴미라 시장의 80%는 고농도 제형이 차지하고 있다.

경쟁 본격화 시점은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사인 셀트리온 '유플라이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를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코헤러스 '유심리' △알보텍 'AVT-02' 등 7월에만 5개 품목이 출시된다. 이어 9월 2개(산도스 '하이리모즈', 프레지니우스카비 '이다시오'), 11월 1개(화이자 '아브릴라다') 등이 경쟁에 합류한다.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국내사는 고농도 품목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시밀러 가운데 유일하게 저농도와 고농도 제형 미국 허가를 모두 획득했고, 셀트리온 역시 고농도 제형의 허가를 진행 중이다. 제품 출시 전인 상반기 내 허가 완료를 기대하고 있다. 양사를 제외하고 현재 미국 시장에서 고농도 휴미라 시밀러 품목허가를 획득한 곳은 없는 상태다. 허가가 진행 중인 알보텍을 제외하면 대부분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고농도 제형의 높은 선호도를 감안하면 다자 경쟁구도에서도 존재감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한 직판 체제를 통해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이미 유럽에서 성공적 직판 경험을 보유한데다, 다양한 용량에 대한 허가 경험으로 처방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유럽내 유플라이마 40mg과 80mg의 허가를 각각 보유 중이다. 최근에는 20mg 용량 제형에 대한 추가 허가 신청을 통해 다양성 강화에 나섰다. 미국 시장 역시 순차적으로 용량별 품목 허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가논과 협업해 현지 판매에 나선다. 일찌감치 유럽 휴미라 시밀러 시장에 진출에 축적된 5년여의 처방 데이터가 내세울 만한 경쟁력이다. 이를 기반으로 7개 품목이 경쟁 중인 유럽 시장에서 선두권 시밀러 지위를 누리고 있는 점도 신뢰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가 평가된다. 여기에 통증을 유발하는 구연산염을 미포함 해 접종 순응도를 높인 것 역시 자신감의 배경으로 작용 중이다.

최근 시밀러 시장 화두로 떠오른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확보 역시 중장기적 경쟁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교환성은 약사가 처방의사 동의없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교차 처방 가능한 미국 내 제도다. 다만 이를 인정받기 위해선 별도의 임상을 거쳐야 한다. 양사 모두 현재 고농도 제형에 대한 상호교환성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경쟁 품목 중 상호교환성이 인정된 품목은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가 유일하다. 이밖에 화이자와 알보텍, 암젠 등도 허가신청 또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교환성이 인정될 경우 현지 사보험 선호의약품 목록 등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등재 시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아진다"며 "특히 국내와 달리 사보험 비중이 70% 수준으로 압도적인 미국에선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부각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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