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해인사, 아수라장…주지스님 '성추문 의혹'에 쫓겨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1.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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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현응 스님. 2020.11.3/뉴스1  (서울=뉴스1) =현응 스님. 2020.11.3/뉴스1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경남 합천의 천년고찰 해인사 주변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주지스님의 성추문 의혹에 이어, 절 관계자들끼리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18일 뉴스1 및 지역 언론에 따르면 해인사의 주지인 현응 스님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기를 8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조기 퇴진을 결정한 것이다.



사직 배경에는 현응 스님의 성추문 의혹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6일 "현응 스님이 최근 모 비구니 스님과 속복 착용으로 여법(불교 법에 합당하지 못한 장소)하지 못한 장소에서 노출됐다"고 밝혔던 바 있다.

해인사 측은 지난 16일 성추문 의혹을 이유로 현응 스님의 산문출송(山門黜送)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문출송은 승려가 죄를 지었을 경우 절에서 내쫓는 것을 의미한다. 조계종단의 공식 징계는 아니다. 성추문 의혹의 진위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다음 징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요컨대 △주지인 현응 스님에 대한 성추문 의혹 폭로가 있었고 △현응 스님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사찰 측은 현응 스님을 절에서 내쫓은 상황이 해인사에서 연출된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현응 스님은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은 상태다.
[합천=뉴시스] 김기진 기자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2022.11.03.[합천=뉴시스] 김기진 기자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2022.11.03.
후임 주지는 빠르면 이날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해인사 측은 주지 후임에 원타 스님을 추천한 상태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원타 스님이 현응 스님과 같은 계파라는 등의 이유로 주지직 승계를 반대하고 있다. 사찰 측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차기 주지후보 추천 심의를 위한 임회 과정에서 해인사 측과 비대위 측이 충돌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종무원 A씨가 눈 부위에 큰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다행히 A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를 둘러싼 소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뉴스1에 "주지 임명은 종무회의에서 결정한다"라면서도 "18일 회의 안건으로 올라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장은 해인사 현응 주지를 비롯한 사태 관련자를 엄중 조치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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