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들어서만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에 20조원 이상이 몰리며 채권시장이 반등하는 신호를 보였지만 우량채에 한해서였다는 게 수치로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결과다. 호텔롯데를 제외한 발행사들의 가산금리는 대부분 밴드 하단을 뚫은 언더 발행이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보다는 아직 시장 전반으로 A급 이하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인 환경"이라며 "더욱이 첫 A급 발행인 효성화학의 발행 부진 역시 잇따른 비우량 기업의 발행 결과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낮출만한 뉴스"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에 대한 참여도가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비우량등급 투심 회복세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로 남은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지원이 남아있다는 점은 비우량 회사채 반등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비우량 회사채·CP까지 안정세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우량물 개선효과를 촉진하고 비우량물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에는 총 40조원 이상의 충분한 지원여력이 남았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현재 약 6조4000억원의 지원 여력이 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의 회사채·CP매입프로그램은 현재 약 7조6000억원의 여유가 있어 향후에도 비우량회사채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증권사·건설사 보증 프로젝트 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프로그램도 각 1조3000억원, 9000억원의 지원여력을 보유중이다.
금융당국은 회사채발행을 지원하는 신보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은 확대 개편해 5조원을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지원대상도 일반기업 BB-이상, 여전사 BBB-이상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