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美 투자사, '無탄소 암모니아 연료' 대형트럭 세계 첫 주행 성공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1.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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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이노베이션/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Amogy)가 암모니아를 동력원으로 탄소배출이 없는 대형트럭을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아모지는 미국 뉴욕주 스토니브룩대 주행 시험장에서 자사 암모니아 시스템을 장착한 미국 클래스8 트럭 '카스카디아(Cascadia)'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대형 차량을 암모니아로 탄소배출 없이 주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8분간 트럭에 완충한 액화 암모니아에서 생성된 전기 에너지 900kWh가 복수의 주행 시험에 사용됐다.



클래스8이란 총중량이 3만3000파운드(약 15톤)에 이르는 미국 최대 규격의 대형트럭을 일컫는다. 카스카디아는 다임러 산하 트럭 회사 프레이트라이너(Freightliner)의 대형트럭 브랜드다. 아모지는 이번 시험으로 2017년 7월 5kW급 드론, 지난해 5월 100kW급 트랙터에 이어 300kW급 대형트럭까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향상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아모지는 이달 말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미국 최대 자동차 연구기관 교통연구센터(TRC)에서 실제 화물운송 상황을 재현한 카스카디아 트럭의 주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9%가 차량·항공·선박 등 운송 수단에서 나왔다. 이 중 23%가 트럭을 비롯한 대형차량에서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짧은 거리를 오가는 승용차는 전기차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 차량은 전기 배터리의 제한된 에너지 밀도와 긴 충전 시간 때문에 화석연료 대체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아모지의 친환경 트럭은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차량에 암모니아를 곧장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탄소배출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빼내고 이 수소를 곧장 연료전지에 활용하는 과정이 일체화된 아모지의 독자 기술 덕분이다.

암모니아는 수십 년 간 세계적으로 구축된 기존 수송 및 저장 인프라를 통해 매년 2억톤이 생산 및 운송되는 글로벌 원자재로, 수소 공급의 확실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암모니아의 저장과 운반을 위한 액화점(영하 33도)이 수소(영하 253도)보다 높아 액화를 위한 에너지 소모가 적으며 경제적이다.


수소 1kg을 호주에서 한국으로 운송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액화 암모니아가 액화수소의 절반 수준이며,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보다 같은 부피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의 장점도 있다. 따라서 화물 운송 분야 탈탄소 해결책으로서 암모니아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생산 부분에서도 빠른 탈탄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모지의 이러한 기술력과 암모니아 시장의 가능성은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무·저탄소 에너지 분야 확대를 비롯한 '친환경 포트폴리오(Green Portfolio)' 구축을 위해 지난해 6월 3000만달러를 아모지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미국 최대 유통사 아마존,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영국 수소 전문 투자기관 AP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고 세계적으로 인프라 또한 갖춰져 대형트럭과 같은 화물 수송 산업의 빠른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연료"라며 "드론, 트랙터, 트럭에 이어 이른 시일 내 해운산업처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업계의 문제 해결에 적합한 탈탄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지는 향후 글로벌 해운산업의 탈탄소화에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1MW급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 바지선 등의 실증이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사업을 바탕으로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억톤 이상 감축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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