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코퍼' 구리값 7개월 최고치…"中 춘절 이후가 진짜"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3.01.1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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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코퍼' 구리값 7개월 최고치…"中 춘절 이후가 진짜"


경기 선행지표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최근 7개월 사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과 미국의 긴축 속도조절 등이 맞물린 덕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물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톤)당 9185.5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일 톤당 9000달러를 넘긴 데 이어 912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관련 기업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다. 구리, 아연 등 비철금속을 소재로 한 신동 산업을 영위하는 풍산 (50,600원 ▲300 +0.60%)은 최근 6개월 사이 42% 가까이 올랐고 구리 제련 사업을 하는 LS도 35% 이상 상승했다.



구리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상품(ETP) 가격도 뛰었다. 'KODEX 구리선물(H) (7,005원 ▲50 +0.72%)' ETF의 6개월 수익률은 28%이고 이달 들어서만 약 7% 상승했다. 'TIGER 구리실물 (10,595원 ▲115 +1.10%)' ETF도 최근 6개월 동안 18% 올랐다.

최근 구리 가격 강세의 요인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이 최근 리오프닝 대열에 합류하면서다. 특히 다른 원자재 섹터 대비 비철금속 수요에서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비철금속 섹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 주도로 재정정책 유입 기대감이 구리 등 비철금속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로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해다.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올해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특별채) 발행 한도를 3조8000억위안(약 695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인프라 투자, 국유기업을 통한 부동산 매입 확대 등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구리 공급 위축과 그에 따른 구리 가격의 오버슈팅 국면이 다시 재현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 내 단기적 확진자 수 급증 이후 올해 2분기부터는 구리 수요 회복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구리 가격이 연말까지 톤당 1만1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최대 소비국 중심의 재고 비축이 구리 가격 강세의 모멘텀을 부각할 것"이라며 "당초 톤당 7000~9500달러로 제시한 올해 구리 가격 예상 범위 상단도 사상 최고치(1만1000달러)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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