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운데)와 소속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17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가 미국 컴패스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한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001'의 임상 2상 결과가 오는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3)에서 발표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18년 11월 총 4100만달러(약 510억원) 규모에 컴패스테라퓨틱스에 ABL001을 기술이전 했다. 글로벌 권리는 컴패스에 한국과 중국 판권은 한독과 엘피사이언스가 각각 보유 중이다. 발표에 나서는 컴패스는 성공적 2상 결과가 확인될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ODD) 및 조건부허가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컴패스의 정확한 상용화 전략을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ABL001이 앞선 중간결과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관해율을 보였고, 담도암이 희귀암이다 보니 희귀의약품 지정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과가 잘 나올 경우 로열티 수취 기간도 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로선 상용화까지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후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에 1조4000억원 규모의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계약금 7500만달러(약 930억원)에 지난해 9월 2000만달러(약 250억원) 규모의 첫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했다. 올해 역시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1상 투여에 따른 2500만달러(약 310억원)의 추가 기술료 수령을 알린 상태다. 이에 지난 2021년 매출액 53억원, 영업손실 523억원였던 회사 실적은 지난해 흑자가 예상된다. 증권업계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실적 전망치는 별도기준 매출액 93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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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분야 성과는 ABL301을 잇는 추가 외형 성장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001 임상 진행에 따라 그동안 1100만달러(약 140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했다. 상용화까지 완료되면 나머지 3000만달러(약 370억원)의 추가 유입과 별도의 로열티 수령이 가능해진다. 특히 기술수출 물질의 첫 상용화라는 점에서 기술수출 기업으로의 경쟁력이 한층 격상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회사 역시 항암 파이프라인 경쟁력 부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9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미국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ABL503·111'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의 항암제 특화 형태 기술인 '그랩바디-T'가 근간이다. 현재 임상 1상에서 용량을 늘려나가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사노피와의 기술수출로 회사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행사 종료 후에도 미팅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초기와 달리 이제는 행사 기간 동안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팅 요청이 쇄도하고, 상대 기업 역시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 회사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협상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올해 콘퍼런스를 통해 보다 진전된 논의를 진행하고, 한층 더 공고해진 신뢰를 쌓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