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검사 중인 프랑스 세관/AFPBBNews=뉴스1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와 같은 유럽 대도시에서 코카인을 구매하는 것이 피자를 주문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왓츠앱 등 메신저 앱으로 마약을 주문하면 20여분 만에 배달원처럼 사람이 집 앞으로 와 마약을 전달한다.
유럽에서 유통되는 코카인은 대부분 볼리비아, 콜롬비아, 페루 등 남미 국가에서 들어온다. 현재 포화 상태인 미국 마약 시장과 달리 유럽에서는 코카인이 미국보다 50~100% 더 높은 가격에 팔린다.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마약 판매업자들에겐 매력적이다.
AFP는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에 6.5유로(약 8200원)를 버는 콜롬비아에서 코카 재배자들은 그 5배를 번다"며 "남미에서 1kg에 1000달러(약 124만원) 가격에 판매되는 코카인은 유럽에서 3만7600달러(약 4660만원)에 팔린다"고 설명했다.
카르텔들은 항구를 통해 코카인을 유럽에 유입된다. 대부분 바나나, 설탕, 통조림 식품 등 컨테이너에 숨겨 밀반입하는데 여행 가방이나 사람 뱃속에 담겨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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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항구가 마약 유입 통로가 되면서 인근 도시는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다. 벨기에 항구도시 안트베르펜에서는 지난 5년간 마약 관련 폭력 사건이 200건 이상 발생했다. 지난주에는 집에 있던 11세 소녀가 갑자기 날아든 총알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5월 안트베르펜 인근 되르네에서는 마약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한 가족의 집이 폭격당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2020년 감방과 고문실로 개조된 컨테이너를 발견했고, 벨기에 경찰은 지난해 9월 법무부 장관 납치 계획을 적발하기도 했다.
에릭 스눅 벨기에 연방사법경찰국장은 "유럽이 '마약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다"며 "완전히 다른 수준의 폭력에 빠진 상태다. 카르텔은 정보를 얻기 위해 누군가를 고문하거나 계약 사항을 지키지 않은 이들을 처형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