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한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버터플라이' /사진=한화시스템
업계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MOU 발표가 상당히 의미 깊다고 입을 모은다. UAM은 전기차와 달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안전성이 아직 담보되지 않았다. 하늘을 나는 기체기 때문에 한 번 사고가 나면 전기차보다 크게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결함이 의심되면 대외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업체가 협력 맺기를 상당히 주저하는 이유다.
삼성SDI도 UAM용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파트너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일부와 공동으로 UAM용 배터리의 시장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UAM보다 먼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야외 전원장치(OPE·Outdoor Power Equipment)'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OPE란 전동공구보다 크고, 굴삭기·불도저 등 소형 건설기계보다 규모가 작은 기계 설비를 일컫는다. 전동카트와 같이 사람이 탑승하고 움직이는 잔디 깎기, 제설 장비와 소형 농기계 등이 이에 포함된다. 야외에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발전기도 OPE의 일종이다.
OPE는 국내보다는 정원문화가 발달한 북미·유럽 등지에서 수요가 크다. 소형 발전기처럼 대부분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최근 OPE 시장에서도 전동화 바람이 거세다고 전해진다. 전동공구와 같이 배터리를 탑재해 충전 후 이용이 가능하게 변화하는 추세다. 사용 시간이 길고 출력이 높은 고성능 배터리를 바탕으로 해당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게 삼성SDI의 전략이다.
전기차에만 집중하는 SK온은 이를 제외한 모든 분야가 신시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기차(원통형)·전동공구 등에 사용되는 소형전지, 전기차용 중대형전지, ESS 등 3대 사업 분야 중심이다. 사업부도 이들 3개 영역에 발맞춰 구축했다. 반면, SK온은 중대형 파우치형 배터리만 현재 개발·생산하고 있다.
SK온은 ESS를 시작으로 차차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방향성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LG·삼성과 같이 UAM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계열사 SK텔레콤(SKT)이 UAM 체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T의 기체 제작 파트너 조비 에비에이션은 개발되고 있는 기체에 SK온 배터리를 장착해 테스트를 진행한다.
해외 기업들도 배터리 신시장 공략에 열을 올린다. CATL은 전기추진선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선박용 배터리 생산 자회사를 설립했다. 파나소닉은 수소·태양광 연료전지 시장 공략을 병행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여서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동화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순차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